진세조선의 긴급자금 지원 향방을 두고 KB국민은행과 메리츠화재 등 보험사간의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을 기세다.
특히 진세조선의 워크아웃이 주거래은행인 KB국민은행의 행보로 인해 막대한 국부 유출과 함께 조선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1일 보험업계는 오는 22일 진세조선의 워크아웃 만료를 앞두고 지금까지 채권금융기관 주채권은행인 KB국민은행은 아직도 긴급자금 지원의 향방을 두고 RG발급 금융기관인 보험회사와 협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진세조선의 주요 RG발급 금융기관인 메리츠화재, 흥국화재, 한화손해보험은 공동명의로 지난 7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주채권은행인 KB국민은행에 '긴급자금 지원의 건' 등의 안건을 상정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번 긴급자금 지원방안은 회계법인 실사보고서에서 제시한 840억을 보험사에서 778억, KB국민은행이 62억을 지원하는 형태로 KB국민은행의 신규자금 지원비율은 5.4%에 불과하다.
그러나 KB국민은행은 'RG를 발급한 보험사들의 요청 안건은 최초의 실사결과와 다른 내용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채권비중의 55%가 넘는 채권단의 요구에 대해 의안 상정 자체를 거부하다가 급기야 워크아웃 만료를 이틀 앞둔 5월20일 저녁에서야 주채권은행으로서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4월초에 상정해 부결된 신규자금 지원 및 이미 가결된 내용이 포함된 의안을 상정, 서면결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대로 진세조선의 조업이 재개되지 않고 연속적인 선수금 Refund로 이어질 경우, 2억불 이상의 막대한 국부 유출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지금이라도 신규 자금이 투입되어 정상조업이 재개된다면 현재 진세조선이 보유한 4.3억불의 RG채권 중 이미 손실로 평가된 2억불을 제외한 2억3000불은 건질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보험사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 보험3사가 공동으로 준비한 긴급자금 지원안은 진세조선의 워크아웃 진행 및 그 결과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들이 상호 협의한 안건으로, 해당기업인 진세조선에서도 최적의 방안이라고 환영하고 있고 기업구조조정촉진법상 하자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채권은행인 KB국민은행이 협의 의안 상정을 원천적으로 거부하는 자체가 납득이 가지 않는 처사"라고 밝혔다.
진세조선은 워크아웃 개시 이후 채권금융기관은 거의 4개월 가까이 자금지원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어 진세조선의 회생이 절박한 순간에 이르렀다고 보는 것이 대부분의 시각이다.
채권금융기관 관계자는 "오히려 주채권은행이 워크아웃이라는 큰 틀에서 우리나라의 효자산업인 조선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채권금융기관으로 하여금 신속한 자금투입을 결정토록 적극적으로 유도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은 있으나 지금이라도 진정성을 가진 결단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