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장애인 운동선수 채용하며 ‘상생 고용’ 모델을 선보였다. 장애인 선수는 안정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기반과 경제 활동의 기회를 얻고, 기업은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적 책임을 이행한다.
17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올해 컬링 8명, 수영 6명, 탁구 3명 등 17명의 장애인 운동선수를 고용했다. 지난해 고용한 장애인 선수들을 포함해 현재 총 32명의 선수단이 활약 중이다.
국내 장애인 운동선수들은 학교를 졸업한 뒤 전문 운동선수로 성장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한장애인체육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에 등록된 장애인 선수는 총 1만5847명이다. 이 가운데 약 97%인 1만6406명은 실업팀에 속해 있지 않다. 생계 유지를 위해 많은 선수가 운동을 포기한다.
대한항공은 사내에 스포츠 직능을 신설해 장애인 선수를 직원으로 채용하며 이들의 운동 경력을 지원하고 나섰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서울시장애인체육회에서 추천 명단을 받아 면접 등 채용 절차를 진행했다.
대한항공에 입사한 장애인 선수들은 훈련 시간을 근로 시간으로 환산해 매월 급여를 받는다. 다른 직원들과 똑같이 직원 항공권 사용 등 사내 복리후생 제도도 누릴 수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3년 대회 입상 성적에 따라 별도 수당을 지급해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는 데도 힘쓰고 있다.
대한항공 스포츠단사무국 관계자는 “안정된 여건에서 훈련을 이어가고 경제적 자립도 이룰 수 있어 선수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소기의 성과도 거뒀다. 대한항공 소속 김세훈, 박수한, 이다은, 이주영 등 4명의 선수는 22일부터 개최되는 ‘2022 중국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수영 국가대표로 출전한다.
대한항공은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동시에 장애인 의무 고용률을 끌어올렸다. 정부의 장애인 의무 고용 제도에 따라 상시 근로자가 50명이 넘는 민간 기업은 전체 직원의 3.1%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우리나라 대표 국적 항공사이자 스포츠 친화 기업으로서 장애인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