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진국 부진에도 학생들 성적 상승···‘비결’ 있었다

입력 2023-12-0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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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2022’ 조사에서 선진국들의 성취도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등의 영향으로 급락한 반면, 한국 등 일부 국가들은 오히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등 외신들은 선진국 전반의 학업성취도가 유례 없이 떨어진 가운데 한국 등 몇몇 국가는 팬데믹에 대한 대응 차이 등으로 인해 나머지 선진국과 격차를 벌렸다고 보도했다.

‘PISA 2022’ 조사 따르면, 37개 OECD 회원국의 만 15세 학생들의 평균 점수는 직전 조사인 2018년에 비해 수학에서 16점, 읽기에서 11점, 과학에서 2점 각각 하락했다.

통상 점수 20점이 내려가면 이전보다 학년 1년만큼 성취도가 뒤처진 것으로 간주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이전보다 수학은 약 4분의 3학년, 읽기는 2분의 1학년만큼 뒤처졌다는 뜻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수준의 (점수) 하락은 재앙”이라며 학생들의 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으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유례없는 세계적 하락”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점수가 가장 많이 떨어진 수학의 경우 오랫동안 높은 학업성취도로 주목받아온 핀란드를 포함해 프랑스, 독일, 폴란드, 노르웨이 등의 점수가 20점 이상 하락했다.

반면 한국은 수학과 읽기는 1점씩, 과학은 9점 상승했으며, 대만, 일본, 싱가포르도 오히려 수학 등의 점수가 높아졌다.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각국 교육당국은 이들 소수 선진국을 부러워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런 차이를 낳은 요인으로는 우선 팬데믹에 대한 대응의 차이가 꼽혔다. 학교 폐쇄에 따른 수업 차질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대만, 한국 등 국가들이 대체로 수학 등 성적이 좋았다는 것이다.

또한 원격 수업의 품질 차이도 학업성취도 격차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경우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오래 지속됐지만, 팬데믹 첫해인 2020년 정부가 계약제 교사 같은 교육 지원 인력을 3만 명 고용하는 등 학생들을 많이 지원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같은 원격 수업이라도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배우는 기술이 있고 교사로부터 도움을 더 많이 받는다고 느낄수록 성적이 좋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코로나19가 성취도 하락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며, 이미 팬데믹 전부터 성취도가 하향 또는 정체 흐름을 보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2009년부터 2018년까지 OECD 평균 점수는 수학은 6점, 읽기는 3점, 과학은 13점 각각 내렸다.

안드레아스 슐라이허 OECD 교육국장은 “코로나19만이 서구 선진국 성취도 하락의 원인은 아니며 이미 많은 OECD 회원국에서 이미 뚜렷했던 추세를 강화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도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OECD 학생 4명 중 1명꼴로 작년 수학 수업 시간 대부분에서 다른 학생의 디지털기기 사용 때문에 정신이 산만해졌다고 답했으며, 사회경제적 배경의 영향을 제외한 결과 이들 응답자는 수학에서 평균 4분의 3학년만큼 성취도가 뒤처졌다고 FT는 전했다.

유럽 교육 시스템의 성공 사례로 간주돼 온 핀란드의 급격한 성취도 하락에 대해서는 핀란드가 학생들에 대한 학문적 기대치를 낮췄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슐라이허 교육국장은 핀란드의 사례가 “주는 교훈은 우리가 학문적 성공의 희생을 통해서가 아니라 학문적 성공을 통해 학생의 행복을 달성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FT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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