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상업은행 인가를 얻기 위해 현지 공무원에게 거액을 건네려 한 혐의로 기소된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DGB금융은 변호인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부통제 관리를 재점검하고 조직의 평판 회복에 힘쓰겠다고 했다.
10일 대구지법 형사11부(이종길 부장판사)는 국제상거래에 있어서 외국공무원에 대한 뇌물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회장과 당시 대구은행 글로벌본부장(상무) A씨, 글로벌사업부장 B씨, 캄보디아 현지법인인 DGB 특수은행(SB) 부행장 C씨에게 모두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검찰의 주장과 달리 이들 4명에게 적용된 국제상거래에 있어서 외국공무원에 대한 뇌물방지법 위반 혐의가 성립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구은행 캄보디아 현지법인과 캄보디아 중앙은행 사이의 관계는 캄보디아 내국 법인과 내국 기관의 관계라고 봤다. 또한, 이들 4명이 공모해 개인의 이익을 위했다고 보기 어렵고 회사의 이익을 위해 벌인 일로 보인다고 했다.
김 회장 등은 2020년 4~10월 대구은행 캄보디아 현지법인 특수은행의 상업은행 인가 취득을 위해 캄보디아 금융당국 공무원 등에 대한 로비 자금으로 미화 350만 달러(41억 원 상당)를 현지 브로커에게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2021년 12월 이들을 기소했고 지난해 12월 결심 공판에서 김 회장에게 징역 4년,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 B씨에게 징역 3년, C씨에게 징역 2년을 각각 구형하고 이들 모두에게 벌금 82억 원을 구형했다.
이날 DGB금융그룹 측은 '변호인 입장문'을 통해 "재판부의 정확하고 현명한 판단을 존중하고 환영한다"며 "검찰의 기소내용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아 이를 밝히기 위해 피고인과 변호인은 오랜 시간 동안 최선을 다했고 재판부가 이에 현명한 판단을 내린 것으로 이해한다"고 했다.
이어 "김태오 회장은 DGB는 고객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함에 있어 정도경영과 윤리경영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이는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부통제 관리에 있어서도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를 다시 한번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DGB금융은 "앞으로 김태오 회장 개인의 명예회복과 조직 평판을 되살리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