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파이프라인…모유 올리고당(HMO), 항암바이옴 등 곧 상용화”
한미약품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코리그룹 회장·사진)이 자신이 이끄는 코리그룹(COREE Group)의 가치를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코리그룹의 연구·개발(R&D) 역량을 소개하며 한미사이언스 지분 확대를 위한 여력이 충분하단 점을 강조했다.
임 사장은 24일 본지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를 통해 “코리그룹은 R&D 성과를 통해 현재 약 1조20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라면서 “2024년 추정이익은 약 5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정도 규모는 한미약품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으므로 더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며 “코리그룹은 임종윤의 개인 회사가 아니라 한미약품그룹의 관계사·계열사로서 하나의 한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코리그룹은 임 사장이 2009년 설립한 R&D 중심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다. 모유 올리고당(HMO), 항암바이옴, 대사진단 검진센터 구축, 디지털 앱개발 등의 핵심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부는 조만간 상용화가 가능하다.
임 사장은 “한미약품과 코리그룹도 제2의 현대차-기아차 모델과 같은 방식으로 발전하면서 사업분야는 애보트(Abbott), 패밀리브랜드는 존슨앤드존슨(J&J)으로 표현될 수 있는데, 아시아에서 가장 매력적인 헬스케어 그룹으로 통합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임 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HMO 대체제는 천연의 재료를 활용해 이탈리아의 코리이태리(COREE Italy)가 가진 특허기술을 접목해 기존 제품의 한계점을 극복, 수십 조원 이상의 규모로 예상되는 글로벌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항암바이옴은 박테리아를 이용한 항암제로, 동물실험을 통해 그 효능을 확인했고 조만간 전임상을 거쳐 임상으로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코리그룹은 이탈리아 교황청 산하 가톨릭의과대학 제멜리병원과 대사진단 검진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제멜리병원과 함께 건강인과 당뇨 및 비만 환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임상샘플을 수집해 미국의 분석기관에서 멀티오믹스(메타지놈+메타볼롬) 분석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이 데이터를 세계 최고 수준의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가 그룹과 공동 분석해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바이오마커를 찾고 있다.
임 사장은 북경한미약품 등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약개발 전문가 집단을 꾸렸다고 언급하면서, 코리그룹의 R&D 역량을 재차 강조했다.
코리그룹 개발허가팀은 임 사장의 북경한미약품 재직 기간 중국에서 20개에 달하는 의약품 임상 개발 및 허가를 완료(중국은 의약품 허가 품목당 평균 5~7년 소요)해 지속적인 매출성장의 근간을 만든 바 있다. 코리그룹의 R&D를 총괄하는 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Dx&Vx) 대표는 한미약품에서 바이오신약 및 개량신약등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3건, 유럽 허가 20건, 글로벌 딜 10여 건 등을 달성했다.
임 사장은 “코리그룹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유럽, 홍콩, 미국 등 현지법인 자회사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그 연구개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라면서 “시장성이 높은 신규 제품들에 대한 연구개발을 통해 미래 먹거리 창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임 사장은 경영권의 근간을 탄탄히 다져 외부세력의 침범을 더는 용인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한미사이언스의 추가 지분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현재 코리그룹은 관계사인 디엑스앤브이엑스(DXVX) 지분확보를 통한 계열화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홍콩증시가 반등하고 가족 간 합의가 일어나면 한미사이언스 지분 51%도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임 사장과 남동생인 임종훈 사장은 “더 이상 송영숙(그 특수관계인 포함)과 특수관계인으로 볼 수 없다”라며 송 회장 및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과 분리된 내용의 한미사이언스에 대한 ‘주식등의 대량 보유상황보고서’를 각각 공시했다. 이에 따라 임종윤 외 특수관계인이 28.4%의 지분을 보유한 사실상 최대주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