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 '일짱'] 코아로직 김호승 책임연구원

입력 2009-06-04 17:13 수정 2009-06-0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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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호기심이 생활의 원동력…대화는 아이디어 창고 역할

코아로직은 우리나라에서 불모지라고 할 정도로 척박한 시스템반도체부문에서 국내에서는 이미 탄탄한 입지를 다진 기업이다.

이 기업이 국내에서 시스템반도체로 생존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영자와 개발자간 활발한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3DG팀의 김호승 책임연구원(39·사진)은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코아로직의 아이디어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2일에 발표된 3D 그래픽 기반의 통합 솔루션 뉴아이(NuEye)도 그의 머리에서 나온 작품이다.

뉴아이는 휴대폰을 포함한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의 화두인 유저인터페이스(UI User Interface) 개발 및 디자인을 용이하게 하는 솔루션으로 코아로직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신제품이다.

◆한가지에 몰두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

코아로직이 이 제품에 애착을 보이는 것은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소프트웨어 분야라는 점과 김 연구원의 적극적인 개발의지가 한 몫 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이 제품을 만들기 위해 직접 사내 홍보를 자처했다. 임원진 뿐 만 아니라 개발자에게 실제로 자문을 얻는 등 발품을 팔았다.

그는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런 와중에 UI쪽을 고민해보자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당시 코아로직에 그래픽 분야가 없었고, 반도체 만드는 회사에서 소프트웨어 제품은 맞지 않는다는 부정적 견해도 잇따랐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현재 우리 회사 기술력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 외주보다는 내가 직접 만들어 보겠다”고 임원진을 설득했다.

약 10개월간의 연구개발 끝에 만들어진 3D 그래픽 기반의 통합 솔루션은 출시 전부터 콘텐츠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그동안 콘텐츠 선정에만 3개월, 디자인에 1년 등 전체공정이 1년 넘게 소요되는 것을 크게 단축 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사업자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다양한 재능과 끼는 생활의 활력소

김 연구원은 어릴 때부터 학교 오락부장으로 다분한 예능 감각으로 대중 앞에 서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대학시절까지 수준급 기타 실력을 자랑하는 등 음악적인 면에서도 일가견이 있다. 급기야 지난해 가을부터 사내 밴드 동호회를 결성, 기타리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사내 동호회 활동은 개발자 특유의 폐쇄적인 공간에서 벗어나 직원들과 공감하고 같은 취미 생활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일이나 생활에 있어 특별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고 귀띔해 준다.

“아직 동호회 이름이 없어요. 빨리 지어야 하는데 우리들 사이에서는 회사 이름을 따서 ‘하드코아’라고 불러요. 그렇다고 하드코어 음악을 하는 것은 아니구요(웃음).”

김 연구원은 앞으로 사내 행사가 있을 때 공연장에 서는 것이 목표다. 일주일에 한번 맞춰보는 밴드 동호회가 스트레스를 날리는데 효과 만점이라고 강조했다.

◆왕성한 호기심과 대화는 아이디어의 근원

그의 어렸을 때 꿈은 과학자. 집안에 있는 모든 가전기기를 다 뜯어보고 그 속에 뜯었던 날짜를 적어 넣을 정도로 손재주와 호기심이 탁월했다.

4년 전 결혼 후에는 아내로부터 ‘맥가이버’라는 칭호도 얻었다. 그만큼 호기심이 왕성하다. 결국 개발자의 길로 들어섰지만, 김 연구원은 이것도 과학자와 같은 직종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과학자나 기술자, 프로그래머 등의 공통점은 모두 호기심이 많다는 것이지요. 저는 지금도 호기심으로 아이디어를 발굴하기도 합니다.”

왕성한 호기심과 함께 아이디어 창고 역할을 하는 것은 ‘대화’다. 대부분 개발자들은 창조적 관점에서 남이 관여하는 것을 성향이 짙다. 그래서 가끔 폐쇄적, 독립적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한다.

김 연구원은 이 같은 성향의 개발자간 지속적인 대화가 좀 더 편하고 획기적인 방안을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직접 벤처 운영 후 쓴맛, “나는 경영인보다 개발자 체질”

이런 긍정적인 성격의 김 연구원도 몇 년 전 직접 벤처기업을 운영하면서 경영진이 되기도 했다.

당시 모회사로부터 분사해 벤처 기업을 설립했던 김 연구원은 게임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관련 기술에 자신감이 있었고 뭘 하든 다 될 것 같은 때였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기술적 완성도는 높았지만 사업자가 판단하는 수익모델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것이다. 이는 대부분 벤처 기업이 겪는 아픔으로 기술개발자들의 치명적인 실수인 셈이다.

그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회사 운영이 얼마나 힘든지 알았죠. 기술개발은 실제 수익모델 있느냐 돈을 벌어서 가치가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더군요”라며 “대부분 기술자가 개발의 끝을 생각하지, 수익창출에는 관심이 없죠. 개발자도 기업 수익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제 불혹의 나이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좀 더 많은 지식과 견해를 넓히고 싶다는 김 연구원. 그는 지금 몸담고 있는 회사가 분명 최고가 될 것이라는데 의심하지 않는다.

“현재 시장을 보면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분위기로서는 다시 한번 해보자는 의욕이 강합니다”라며 “언젠가는 사람들이 ‘역시 코아로직이야’ 이런 말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저도 기회가 된다면 글로벌 경험을 많이 쌓아서 후배들에게 전파하고 싶다”고 소박한 꿈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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