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증시 불안에 재차 급등세를 연출하며 9거래일 만에 1260원대로 껑충 뛰었다.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 12.60원 급등한 1265.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원ㆍ달러 환율 급등세와 관련, 장초반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수로 1410선까지 상승폭을 확대했던 코스피지수가 중화권 증시의 하락 여파로 오전의 상승 폭을 고스란히 반납, 1% 이상 하락 마감한 영향이 가장 컸다고 진단했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강도가 점차 약화세로 접어들고 있고 글로벌 달러화 약세 기조가 최근 강세로 돌아선 점도 환율에 상승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환율은 이날 개장전 역외환율이 오름세를 보였다는 소식에 초반부터 일찌감치 위로 방향을 잡았다. 이러한 분위기속 장중 수급과 증시 여건에 따라 환율 오름 폭이 결정될 것이라는 예상도 크게 벗어나지 않은 모습이었다.
다만, 역내외 시장 참가자들 모두 약화됐던 달러화 매수 심리를 재차 강화시켜 나갔으나 레벨 경계감과 박스권 상단 부근에서의 네고 물량에 쉽사리 상승 폭을 넓혀나가지는 못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그러나 오후로 접어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지수선물시장에서 대규모 순매도 공세를 펼치며 코스피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소식에 재차 상승세를 탔다.
특히, 중국과 대만 은행업간 협력 연기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선물 매도 공세로 이어졌고 이는 재차 프로그램 순매수 규모의 축소에 따른 기관 순매도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이에 코스피는 1370선까지 밀려났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의 동반 하락도 이들 국가의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강세 기조를 반영, 역외 참가자들의 달러화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이같은 국내증시 부진과 달러화 강세 기조 지속 영향으로 9일 만에 12.60원 오른 1265.00원으로 거래를 종결했다.
한 시중은행의 딜러는 "코스피 하락 소식에 장중 수급이 달러화 '사자' 쏠린 게 이날 환율 급등의 주된 원인으로 파악된다"며 "주식시장이 낙폭을 키운데 비례해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달러화 실수급 또한 네고 물량이 결제 수요에 우위를 점하지 못함으로써 상승 압력을 제어하지 못했다"면서 "시장 여건을 고려한다면 환율 방향성은 당분간 위를 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