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금융감독원의 H지수 ELS 배상안 발표 이후 은행권은 일제히 은행장 주재로 대책 마련 회의에 들어갔다. 정부 배상안을 토대로 내부적으로 시뮬레이션에 돌입하는 등 분주히 움직였다.
금감원은 이날 최종 홍콩 H지수 ELS 배상비율을 연령, 투자경험, 불완전판매 정도 등에 따라 '판매사 요인'(기본배상비율+공통가중, 23~50%)에 '투자자별 가감 요인'(±45%p)을 더해 산정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기타 조정요인'(±10%p)이 반영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은행의 경우 모든 투자자에 대해 20~30%의 기본배상비율이 제시됐다. 금감원은 은행권에서 사실상 판매분 전체를 적합성원칙 또는 설명의무 위반 등 불완전판매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부당권유 등 판매원칙 위반이 확인된 개별사례는 기본배상비율이 40%까지 올라간다.
이에 더해 투자자별로 △예·적금 가입 목적의 고객이 판매사에서 ELS를 추천받은 경우(10%p) △65세이상 고령자, 은퇴자, 주부 등 금융취약계층(5~15%p) △ELS 최초 투자자 (5%p) △판매사의 자료가 부실한 경우(5~10%p) 등 최대 45%p를 더해 배상받을 수 있다.
다만 △ELS 투자 경험이 20회 이상인 경우 (2~25%p) △ELS 가입 금액이 5000만 원 이상이거나 과거 수익을 벌어들인 경우 (5~15%p) △금융회사 임직원 등 이해능력이 높은 경우 (5~10%p) 등 최대 45%p를 차감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A 은행 관계자는 "배상안이 발표되면서 은행, 투자자 모두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배상비율이 0%이거나 낮은 사람은 당연히 소송 등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실상 일괄배상이나 다름 없다"고 항변했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이날 열린 홍콩 H지수 ELS 배상비율 브리핑에서 "홍콩 H지수 ELS 투자 손실 배상비율은 다수 사례가 20∼60% 범위내에 분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들은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꺼리고 있다. 당국이 심사숙고해 배상안을 내놨는데, 이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것은 부담이기 때문이다.
B은행 관계자는 "은행장 주재로 홍콩ELS 자율배상안 관련 회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이제야 (금융당국에서) 구체적인 안이 나왔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이걸 바탕으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만 아직 금감원의 검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인만큼 검사 결과가 나온 뒤에야 구체적인 의견을 수립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