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불확실성·ESG 열기 둔화·기술 변화 등
중국 프로젝트 맡으면 미국 정치권 반발
탈탄소 등에 기업 갈수록 시큰둥
컨설턴트 대신 소프트웨어·데이터 제공업체 활용
하지만 이후 이 주요 8대 기업의 성장세는 주춤해져 지난해 약 5%로 둔화한 것으로 추산됐다. 인플레이션과 경제 불확실성에 시달리는 고객들이 화려한 프로젝트를 줄인 데다가, 인수·합병(M&A)이 사라지면서 실사 및 기업 통합에 대한 지원 수요가 감소했다.
물론 컨설팅 산업은 닷컴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 등 이전에도 험난한 시기를 잘 극복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정학적 불확실성 △ESG 열기 둔화△기술 변화 등 세 가지 요인이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최근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짚었다.
대형 컨설팅 회사들은 수십 년간 세계 곳곳에 진출하면서 세계화의 혜택을 누려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서방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하면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일례로 지난달에는 맥킨지가 공동 설립한 싱크탱크인 어반 차이나 이니셔티브가 2015년 중국 정부에 ‘중국 제조 2025’ 계획 수립에 도움이 되는 조언을 제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해당 계획은 중국 경제의 해외 노하우 의존도를 줄이고, 전기차와 인공지능(AI)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이 선두에 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맥킨지는 보고서 작성을 부인했지만, 일부 미국 의원들은 맥킨지가 미국 정부 계약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장애물은 ESG 열기가 사그라들고 있다는 점이다. 컨설팅 대기업들은 수년간 탈탄소화를 중심으로 ESG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막대한 비용을 지출했다. 지금까지 이러한 투자는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러한 성장세가 앞으로도 지속될지는 불분명하다. 소스글로벌리서치가 1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컨설팅 고객들은 올해 우선순위 목록에서 지속 가능성 프로젝트를 작년 4위에서 10위로 낮췄다.
컨설팅 업계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AI에 대한 고객사의 관심은 관련 프로젝트 수요를 창출해 컨설팅 업계에 기회로 작용하는 측면도 있다. 다만 이중 상당수는 AI를 개발하는 기술 기업들과 협력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파트너십은 성장의 원천이 될 수도 있지만, 장기적 측면에서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짚었다. 이코노미스트는 “기업 고객이 챗봇에 더 빨리 익숙해질수록 컨설팅 업체가 아니라 실리콘밸리 제작자에게 직접 문의하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