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참가자들이 최근 주목해야 할 금융시장 이슈는 현재까지 크게 세개로 분류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기준으로 과연 주가가 1400선에서 짧은 기간 조정에 그치고 다시 1500선을 향해 상승 랠리를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깊은 조정에 들어갈 것인지에 주목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글로벌 외환시장내 달러화 가치가 회복 가능한지도 시장이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이며 북한의 군사적 위험과 관련된 도발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또한 투자심리 개선 측면에서 중요한 변수다.
우선, 국내 주식시장의 경우 이미 밸류에이션 부담을 느낄 만큼 단기간에 많이 오른 데 따른 혼조세가 불가피해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수급 측면에서 보더라도 주식형 펀드 자금의 유출로 기관의 매수 여력 약화된 상황에서 지난 3월 이후 국내증시의 매수 주체였던 외국인의 매수세마저 최근 약화돼 증시 반등 탄력이 저하된 게 사실이다.
국내증시가 그동안 글로벌 증시와 차별화된 패턴을 연출했던 반등 랠리의 연장도 기술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쉽지 않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추세형 지표인 MACD(이동평균 수렴확산)와 비추세형 지표인 RSI(상대강도지수) 등과 같은 보조지표에서 이미 '매도 다이버전스 현상'이 관찰돼 추가 상승보다 조정이 우선할 것이라는 신호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달러화 약세 문제도 그리 간단치 않은 문제라고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지난 한 달 동안 달러 가치의 하락 속도가 상당히 가파른 모습을 띠면서 달러화에 대한 '기축통화 지위 상실 가능성'이 회자되기도 했지만 현실은 여전히 달러화 중심의 경제 체제를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비롯한 몇몇 연방은행 총재들이 곧 닥칠 수 있는 과도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달러화에 영향을 줬다.
특히, 통화정책의 긴축으로의 선회 및 과잉 유동성 환수 가능성도 언급되기 시작하면서 달러화는 다시 주요 통화 및 이머징 통화들에 대해 반등에 나서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북한 문제는 아무리 국내외 시장이 학습효과로 인해 리스크에 둔감해졌다고도 볼 수 있지만 북한이 김정일 이후의 후계 구도로 인해 복잡한 상황에 처해있는 정황상 여전히 무시못할 변수라는 지적이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도 그동안 북한의 무리한 요구를 다 들어줬지만 더 이상은 어렵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금융시장을 넘어 한반도 정세 불확실성은 예측 불가능한 부분이라 원화에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진우 NH투자선물 리서치센터장은 "결과적으로 원ㆍ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화는 당분간 힘들어 보인다"면서도 "환율이 지난해와 같이 급등에 가까운 상승세를 재개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센터장은 "경상수지가 지난해와 달리 흑자 기조를 이어가면서 2008년 상반기까지 지속됐던 몇 년 간의 공격적 달러화 매도 헤지로 인한 매물 공백을 거의 다 메워가는 중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경팔 외환선물 금융공학팀장도 "최근 외국인 국내증시 순매수 기조가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지만 외형상으로는 국내증시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은 여전히 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팀장은 "6월 중 원ㆍ달러 레인지는 좁게 보자면 1230원에서 1260원 사이의 박스권 장세이나 시장 불확실성이 고조될 경우, 심리적 저항선인 1280원과 1300원사이로 박스권 이동을 각오해야 하는 제한적인 반등이 연출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증시가 예상외로 깊은 조정에 들어가고 외국인들도 순매도로 돌아서는 해외로부터 예상보다 심각한 악재가 돌출되면서 외화자금 시장이 재차 경색 조짐을 보일 경우, 환율의 1300원 돌파 시도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조심스럽게 관측했다.
전 연구원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원ㆍ달러 환율이 위나 혹은 아래로 박스권 정체를 벗어나 방향성을 잡아나간다고 하더라도 지난해와 같은 변동성의 급격한 확대는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