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달러화에 대한 뚜렷한 방향성 부재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 확대 영향으로 지난 주말에 이어 4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연출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 6.10원 오른 1274.50원에 거래를 마감, 저점을 점차 높여가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국제통화기금(IMF) 존 립스키 수석 부총재의 세계 경제성장률 상향 가능성 시사에 고무되며 은행주 및 기술주 강세를 기록했지만 국제유가 수요 감소 전망으로 에너지주의 하락 및 쿼드러플 위칭데이 영향으로 혼조세를 보였다는 소식에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도 모멘텀 부재로 수급 장세가 예상됐다.
개장전 역외 선물환율이 소폭 오름세를 기록했다는 소식으로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 소폭(0.60원) 상승한 1269.00원에 첫 거래를 체결하며 1270원선 상향 돌파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후 역내외 참가자들의 높아진 레벨 부담감에 따른 경계성 달러화 매물 출회로 하락 반전하며 환율은 1260원대 후반 흐름을 지속하는 모습이었으나 개장 1시간여 만에 상승 반전했다.
그러나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틀 연속 순매수세 지속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 미 재정적자 확대 우려, 유럽금융기관 부실 우려 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여파로 오름 폭은 제한되는 양상을 보였다.
역내외 시장참가자들이 뚜렷한 포지션 설정을 미룬 채, 적극적으로 달러화 매수에 가담하지 않았던 점도 한 몫 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그러나 오후로 접어들면서 역외 참가자들의 달러화 매수 개입에 나섰다는 소식에 상승 폭을 점차 넓혀나갔고 장중 1270원선을 상향 돌파했다.
다만, 특징적인 모습은 지난 주말까지 지속됐던 국내증시 수급에 따른 등락 영향에 좌우되던 원ㆍ달러 환율 흐름이 이날 깨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이틀 연속 주식 '사자'세 유입과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팔자'에서 '사자'로의 전환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상승세를 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원ㆍ달러 환율이 뚜렷한 상승 재료가 부각되지는 않은 모습이나 지난주 중반부터 횡보장 속 저점을 점차 높여가는 과정에서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려는 심리가 도드라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지난주까지 저점에서 레벨 부담감을 드러낸 채 수출업체가 네고 물량을 유입시키며 상승 폭을 제한했던 흐름도 이날 역외 매수에 이은 결제 수요와 은행권 롱 플레이가 뒤따른 영향으로 상승 폭을 넓힌 원인이 됐다.
원ㆍ달러 환율은 1270원선을 상향 돌파한 이후 장 마감시까지 이같은 분위기를 이어간 결과 6.10원 오른 1274.50원으로 거래를 종결했다.
시중은행권의 한 외환 딜러는 "원ㆍ달러 환율이 특별한 재료가 부재한 상황에서도 금융시장 안팎의 높아진 시장 불확실성에 반응하며 1270원선을 뚫고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그는 "원ㆍ달러 환율이 지루한 박스권 장세를 지속해오며 상승이던 하락이던 이 구간을 벗어나려는 심리가 외환시장 참가자들사이에 자리잡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외국계은행의 외환 딜러도 "국내증시가 오후들어 외국인과 기관의 주식 순매수 유입에 힘입어 1400선 재탈환에 나섰다는 소식이 환율에 지속적인 하락 압력을 불어넣었지만 NDF 참가자들의 달러화 매수 개입에 환율은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딜러는 "원ㆍ달러 환율이 추가로 상승 시도에 나설 경우, 이날 1270원선을 뚫고 올라가는 과정에서 확인됐던 레벨 부담감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주 중반 예정된 미 국채 입찰 및 FOMC 회의 결과에 따라 환율의 단기 방향성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