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시 증가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선호 움직임이 다시 부각되고 있는 모습이다.
국제 금융시장의 위험을 체크해보는 중요한 지표인 이머징마켓 CDS 프리미엄이 최근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주식시장의 주가도 반락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1달러 당 1300원에 근접하고 있는 우리나라 환율도 이같은 분위기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판단이다.
일부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지정학적 위험을 환율 상승과 연결시키고 있지만 지정학적 위험보다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단기적 안전자산 선호 기조가 주된 원인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대체적이다.
현재 글로벌 경기의 방향성과 관련해서는 최근 발표된 세계은행(WB)의 전망처럼 구조적인 문제에 방점을 찍으며 부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측과 정책적 효과에 기대어 반등을 예상하는 시각이 맞서고 있다.
정책 부문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른바 출구전략을 언급하는 입장과 양적완화 지속을 유지하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쉽게 한쪽으로 방향을 잡기 어려운 형국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여전히 경기 및 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정용택 유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불확실성은 안전자산 부각의 토양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안전자산 선호, 위험자산 회피, 만기가 짧은 자산의 선호 등의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주목할 문제는 그 기간과 강도에 달렸다며 작년 하반기와 올초 금융시장에 나타났던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나 환율 급등 흐름이 재연될 가능성은 낮다고 관측했다.
정 이코노미스트는 "우선 현재 이머징 주식시장의 하락은 그간 급등에 따른 조정의 성격이 더 강하고 금융기관의 안정성은 상반기보다 높아져 있다"며 "각국 정부의 정책 기조가 아직은 양적완화쪽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현재 시행되고 있고 정책효과와 기저효과를 감안할 때 경기지표의 반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의 장기화 우려는 길지 않을 전망이다.
김희성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국제 금융시장을 출렁이게 만든 세계은행의 경제 전망치 하향 조정은 시장 컨센서스로의 회귀일 뿐"이라며 "기존 전망치의 비현실적 수치를 정상화시키는 과정"이라고 판단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번 세계은행의 경기 전망이 시사하는 바는 선진국의 더딘 경기회복과 이에 대비되는 신흥국의 빠른 회복세 등 경기회복 탈동조화(decoupling)의 재현 가능성"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요 이머징 국가 가운데 한국이 경기회복세가 가장 빠를 것으로 주요 경제기구들은 예측하고 있고 오는 2010년부터는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서 2011년에는 연평균 4~5%로 OECD회원국 중 가장 빠른 경기 회복세를 전망했다.
임동민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한국경제에 대해서는 OECD국가 가운데 가장 빠른 회복을 보일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최근 나타나는 경제지표 흐름에 충실한 판단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머징 국가들의 경기회복이 여전히 지지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자산가격에 우호적인 입장 또한 여러차례 확인되고 있어 안전통화 선호 심리의 재부각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