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주가가 급락하자 장 초반 3.59% 하락하며 21만 원대로 밀렸다. 이후 낙폭을 줄이며 다시 22만 원대를 회복했다. SK하이닉스는 3거래일째 약세를 보였다. 전날에는 4.7% 하락하며 4월 25일(-5.12%) 이후 두 달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8만2000원을 돌파했던 삼성전자도 8만1000원을 오르내리며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는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다가 차익실현 매물이 출현하며 조정을 받고 있다. 주가는 8일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12.8%)하며, 140달러에서 118달러까지 떨어졌다. 시가총액은 3조3000억 달러에서 2조9000억 달러까지 축소됐다.
AI 거품론도 다시 떠오르고 있다. 한 때 AI 서비스를 주사업으로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 보다 엔비디아 시총이 더 높은 상황이 벌어졌다.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이 한창일 때 네트워킹 장비를 만드는 시스코가 MS를 제치고 시총 1위에 오르기도 했다. AP 통신은 “엔비디아가 지난주 MS를 제치고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가치 있는 주식에 오른 이후 하락세를 보인다”며 “AI 열풍이 너무 과열돼 주식 시장의 거품과 투자자들의 지나친 기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시장의 시선은 마이크론에 쏠린다. 마이크론이 버블 우려를 잠재울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과 가이던스를 발표한다면 AI주의 추가 랠리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의 실적 공개 이후 국내 반도체주의 실적 전망이 높아진다면, 프리어닝 시즌과 맞물려 주가 반등 탄력이 강화될 수 있다. 마이크론은 26일 회계연도 기준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마이크론의 목표주가를 기존 144달러에서 170달러로 18% 상향조정했다. 증권가가 예상한 매출액은 66억6000만 달러, 주당순이익(EPS)은 0.5달러다.
다만, 마이크론 역시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주가 상향이 이어지며 신고가 랠리를 펼쳐왔다는 점은 부담이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AI주들의) 지속된 상승과 신고가 경신에 버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관련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선 예상치를 상회한 실적과 가이던스 상향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의) 실적 서프라이즈가 확인될 경우 전고점 돌파 시도가 가능하다”면서도 “다만, 시장의 기대와 현실 간의 괴리가 어느정도 되는지가 관건으로 (반도체 업종의) 상승 추세 재개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