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 92.3% "진보-보수 갈등 심각"
국민 절반 이상이 정치 성향이 다르면 연애나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답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등을 거치며 다소 오른 사회통합도가 최근 2년째 감소하는 등 정치 이념 등을 중심으로 사회적 갈등이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사회통합 실태진단·대응방안(X)-공정성과 갈등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보사연이 작년 6~8월 19~75세 남녀 39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사회 갈등과 사회통합 실태조사'에서 응답자는 사회 통합도(0점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10점 매우 잘 이뤄지고 있다)에 대해 평균 4.2점을 매겼다.
보사연이 2014년 이후 매년 조사하고 있는 사회통합도는 2018년과 2019년 각 4.17점이었는데 코로나19 발생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한 2021년 4.59점까지 올랐다. 코로나19가 잦아들기 시작한 2022년 4.31점으로 하락한 데 이어 지난해까지 2년째 감소했다.
감염병에 직면하며 상승한 사회통합도가 병 확산기 이후 하락세로 전환한 것으로 보사연은 보고 있다. 반면 사회갈등도는 2018년 2.88점에서 지난해 2.93점으로 소폭 상승했다.
특히 응답자들은 여러 갈등 중 정치 이념인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가장 깊다고 봤다. 응답자 92.3%가 진보-보수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이는 2018년 조사(87.0%) 대비 5.3%포인트(p) 오른 수치다.
응답자 58.2%는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 연애나 결혼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여성(60.9%)이 남성(53.90%)보다, 노년(68.6%)·중장년(56.6%)이 청년(51.8%)보다 이러한 성향이 짙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성향이 다를 경우 친구·지인과 술자리를 할 수 없다고 답한 사람은 33.0%,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함께 하지 않겠다고 답한 사람은 71.4%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