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이슈와 관련하여, 7월 미국 상원에서 통과된 법안은 제약사가 잠재적인 바이오시밀러 경쟁자에 대해 특허 침해소송에서 주장할 수 있는 특허의 수를 제한한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특허 덤불이란 하나의 제품을 대상으로 가능한 한 많은 종류의 특허권을 확보하여 경쟁자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덤불을 형성한다는 전략이다. 의약품의 물질특허와 같은 핵심특허가 만료되기 전에 용도, 제법, 결정형 등 파생 특허를 추가로 형성하여 특허의 영향력을 연장하는 에버그리닝(evergreening) 전략과 함께 제약업계에서 사용되는 특허전략이다.
이러한 특허전략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한다고 평가받고 있는 의약품은 류머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휴미라’이다. 휴미라는 전 세계 누적 매출 1위 의약품으로, 250여 개에 달하는 관련 특허를 이용하여 오리지널 의약품으로서의 지위를 굳건히 지켜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휴미라는 애브비사(社) 총 매출의 62.5%에 달하는 효자 상품이다. 애브비의 회장 겸 CEO인 리처드 곤잘레스는 미국에서 휴미라의 물질특허 만료를 앞둔 2015년 휴미라에 대한 2034년까지의 특허 방어 전략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두 번째 이슈와 관련하여, FTC의 제약사들에 대한 경고 서한 발송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의약품허가특허연계제도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제도는 2007년 한·미 FTA 체결에 따라 한국에서도 2015년 3월 15일부터 시행되었다. 한국에 이 제도가 도입되기 전에는 제네릭 등 후발 의약품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존속 여부와 무관하게 의약품으로서의 안전성·유효성 인정을 위한 품목허가를 받아 제품을 먼저 시판할 수 있었다. 추후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한 특허권 침해가 확정되어야 비로소 품목허가가 취소되었다.
그러나 이 제도가 도입된 후에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제약사가 식약처 특허목록에 등재한 특허에 대한 분쟁이 해결된 후에야 비로소 제네릭 또는 바이오시밀러의 시판 허가가 가능하기 때문에 후발 의약품의 시장 진입은 그만큼 늦어지게 된다. 미 FTC는 아스트라제네카, GSK 등 10개 제약사가 부적절한 특허목록을 등재함으로써 후발 의약품의 시장 진입을 방해하였다고 본 것이다.
지난 7월 미 상원에서 통과된 법안과 4월 FTC의 경고서한 발송은 모두 제약사의 특허권 남용을 견제하여 소비자들의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혁신적인 기술에 특허라는 독점권을 부여하여 기업에 기술개발의 동력을 제공하는 특허 제도와 시장에서 건전하고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는 독점 규제 사이에서, 현재 바이오시밀러를 둘러싼 제약분야에서는 후자에 좀 더 무게가 실린 듯하다.
홍혜종 메이커스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