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중국산 구형 D램들…메모리 3사, 차세대 제품 주력해야 하는 이유

입력 2024-10-1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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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MT, DDR4‧LPDDR4X 생산량↑
공격적 D램 확장에 메모리 3사 타격
“차세대 제품 공급량 늘려야”

▲중국 오성홍기를 배경으로 반도체 칩과 노동자 미니어처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오성홍기를 배경으로 반도체 칩과 노동자 미니어처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모바일‧PC 등 디바이스 수요 회복이 더딘 가운데, 중국발 레거시(구형) 메모리 제품 공급도 크게 증가해 D램 수익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아직은 중국 기업의 D램 기술력이 우리나라 D램 제조사에 뒤처지지만, 생산량을 늘리고 차세대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어 언제든지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시장조사 전문업체 트랜드포스는 최근 “중국 공급업체 CXMT의 LPDDR4X 용량이 빠르게 확장돼 공급 과잉이 분명해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4분기 계약 가격이 5~10%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DDR4는 중국 제조업체의 생산량 증가로 인해 가격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3사가 전체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소비자용 D램 제품인 DDR과 데이터 센터에 들어가는 LPDDR 등을 제조한다.

그런데 최근 중국 D램 제조사인 CXMT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아직 시장의 5% 비중밖에 되지 않지만,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고 D램 생산량을 급속도로 늘리고 있다. 2022년 월간 7만 장인 웨이퍼 생산량이 지난해 12만 장으로 늘었고, 올해는 20만 장으로 예상된다.

트랜드포스는 “(CXMT의) 공격적인 D램 확장은 한국 메모리 제조업체의 매출과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CXMT의 레거시 메모리 제품 공급은 메모리 3사에 영향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며 “메모리 사업은 서버와 HBM 수요 견조에도 불구하고 일부 모바일 고객사의 재고 조정과 중국 메모리 업체의 레거시 제품 공급 증가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CXMT가 생산량을 늘리는 것은 구형 제품인 DDR4와 LPDDR4X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 다음 제품인 DDR5와 LPDDR5X로 비중을 점차 옮겨가고 있지만, DDR4와 LPDDR4X도 여전히 두 회사의 제조 품목이다. CXMT와 겹치는 셈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중국 기업이 제품을 과잉 생산하면 전체 시장 가격이 떨어지고, 메모리 3사 수익성에 악영향을 준다고 본다. 특히 CXMT가 중국 정부의 지원을 업고 다음 단계인 DDR5와 LPDDR5X로 넘어올 수 있다는 점은 더 큰 악재다.

CXMT는 최근 DDR5와 LPDDR5X도 개발 중이다. D램에 이어 수익성이 높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단기간 따라오기는 쉽지 않겠지만,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 기업 제품과 격차가 꽤 있지만, 성장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HBM3E(5세대 HBM)으로 HBM시장 주도권을 잡은 SK하이닉스보다 엔비디아의 HBM3E 품질 테스트 결과를 아직 기다리고 있는 삼성전자가 중국산 D램의 영향에 더 민감한 상황이다.

▲SK하이닉스의 고성능 D램인 LPDDR5X (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SK하이닉스의 고성능 D램인 LPDDR5X (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전문가들은 우리 기업들이 DDR5와 LPDDR5X 비중을 늘리고, 그 다음 제품 개발에 주력하는 방식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마이크론도 올해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DDR4 과잉 공급을 어떻게 보는지’를 묻자 “DDR4의 출하량은 전체 D램 출하량에서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앞으로 DDR5의 비율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LPDDR5를 출하하고 HBM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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