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투자 대세는 ‘ETF’…증권사 새로운 강자로

입력 2024-11-06 10:23 수정 2024-11-0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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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주요 증권사 퇴직연금 ETF 보유액 13.3조
연말 7.5조서 급증…"실적배당형 상품 수요↑"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도입되며 퇴직연금 내 상장지수펀드(ETF) 매매가 활발해지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국내 주요 증권사 퇴직연금 계좌 내 ETF 보유액은 13조367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7조5089억 원에서 2배 가까이 급증한 규모다.

지난달 31일부터 시행된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는 가입자가 기존에 투자하던 퇴직연금으로 상품을 매도하거나 해지하지 않고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다른 금융사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업계에서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로 기존 퇴직연금 강자 은행에서 증권사로의 ‘갈아타기’가 활성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퇴직연금 상품 대부분이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집중된 상황에서 은행은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신뢰받는 선택지로 꼽혔다.

그러나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실질 금리가 내림세를 면치 못하며 투자자들로서는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서 벗어나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눈을 돌릴 유인이 커진 상황이다.

증권사 퇴직연금 성장을 주도하는 상품으로는 ETF가 주목받고 있다. 9월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 잔액에서 미국 대표지수에 투자하는 ‘TIGER 미국S&P500’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TIGER 25-10 회사채(A+이상) 액티브’가 이었다.

국내 ETF 시장이 성장하며 상대적으로 낮은 리스크로 안정적 수익을 제공하는 채권형, 금리형 등 다양한 ETF가 등장한 결과로 풀이된다. ETF가 실적배당형 상품이면서도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도 인기 요소다. 높은 환금성 역시 변동성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은행과 보험사 퇴직연금에서도 ETF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2021년 2123억 원 수준을 기록한 은행 퇴직연금 내 ETF 규모는 2022년(4089억 원)→2023년(1조1668억 원)→2024년 9월 말(2조 9089억 원)을 거쳐 급증세다.

은행 퇴직연금 가입자들은 미국 주요 지수와 빅테크 성장주에 투자하는 ETF에 집중했다.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TIGER 미국S&P500를 비롯해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 ‘TIGER 미국나스닥100’, ‘TIGER 미국테크TOP10 등에 자금이 몰렸다.

다만 은행 퇴직연금에서는 국내에 상장된 모든 ETF를 매매할 수는 없다. 증권사와 달리 은행은 내부 기준에 따라 선별된 ETF만을 제공한다. 또 대부분의 은행에서 ETF 매수·매도 주문이 당일 장중 또는 종가에 처리돼 실시간 가격 확인이 어렵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 변동성 확대와 실적배당형 상품에 대한 수요 증가 등 다양한 시장 환경 요인으로 인해 ETF는 연금 자산운용에서 점차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ETF가 연금 자산운용의 필수적인 축으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은행들의 전략적 대응은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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