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고강도 규제에 금리하락 미지수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고정형(혼합·주기형)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이날 기준 연 3.49~5.99%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3일(연 3.396~5.85%)과 비교하면 상하단 이 각각 0.14%포인트(p), 0.094%p 상승한 수치다. 최고 금리는 연 6%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반면 변동금리는 소폭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신규코픽스 기준 변동금리는 연 4.58~6.68%에서 연 4.48~6.58%로 상하단이 각각 0.1%p 내렸다. 변동형 금리의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두 달 연속 내려가면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35%로 전월 대비 0.02%p 하락하며 두 달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은행들은 이달부터 새로운 가계대출 총량 한도를 부여받으면서 대출 영업 본격화에 돌입했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일제히 신규 주담대의 모기지보험(MCI·MCG)을 다시 적용하기로 했다. 보험 적용이 다시 이뤄지면 서울 지역의 경우 5000만 원 이상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1억 원으로 묶여있던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도 확대된다. 신한·우리은행은 한도를 2억 원으로 늘리고, 국민은행은 한도를 없애기로 했다. 다만 유주택자의 주택구입목적 주담대는 여전히 하나은행만 내주고 있다. 국민·신한은행은 전 지역에서, 우리·NH농협은행은 수도권 주담대가 막혀있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엄격한 관리 방침이 이어지면서 가산금리 조정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은 지난해 가계대출 총량을 넘어선 은행에 대해 대출 물량을 줄이도록 하는 ‘페널티’를 적용하고, 올해부터 월별·분기별로 총량을 관리하는 등 고강도 대출 관리에 들어간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 한도를 완화하는 건 실수요자 지원을 위한 것이지만 금리를 낮추는 건 부동산 구매를 부추길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금리 조정은 금융당국의 명확한 시그널이 있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계대출 영업을 재개하고 몇 달간 대출 규모 추이를 지켜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준금리가 하락해도 대출금리가 쉽게 내려가지 않으면서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차주가 늘고 있다. 통상 기준금리 인하 국면에서는 변동금리가 유리하지만, 현재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약 0.5%p 낮아 당장 비용 부담을 줄이려는 고객이 고정금리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
윤지욱 신한프리미어PWM 잠실센터 팀장은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1% 이상 하락해야 변동금리가 유리해지는 구조”라며 “지금은 고정금리를 선택해 비용을 절감한 뒤, 나중에 변동금리로 갈아타려는 차주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