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만기 채무 상환 위해 올해 세 번째 회사채 발행
자금 조달 난항…재무구조 개선 시험대
효성화학의 특수가스(NF3) 사업부 매각이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재무구조 개선이 난항을 겪고 있다. 효성화학은 새 원매자를 물색하는 한편, 당장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를 갚기 위해 올 들어 세 번째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27일 3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발행 자금은 다음 달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사채 상환에 모두 사용된다.
조 단위 자금 조달을 위해 추진해온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공모채 시장을 두드린 것으로 풀이된다.
효성화학은 7월 스틱인베스트먼트와 IMM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협상을 이어갔지만, 매각가를 둔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최종 무산됐다.
회사는 12분기 연속 적자에도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지난해 기준 12%)을 내는 ‘알짜’ 사업부인 특수가스 사업부를 매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계획이었으나, 인수 측이 8000억 원 수준을 제시하며 협상이 결렬됐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가동률 조절과 설비투자 중단 등으로 구매자의 눈높이가 낮아지면서다.
문제는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효성화학은 4월과 7월 발행한 각 500억 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 당시 전량 미매각이 났고, 7%대 중반의 높은 금리로 발행하며 이자 부담이 커졌다.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이 안갯속에 빠지면서 차입 부담도 여전한 상황이다.
3분기 말 기준 효성화학의 순차입금은 2조5521억 원으로, 자기자본 325억 원을 크게 웃돈다. 부채비율은 약 9800% 수준이다. 설비투자와 베트남 법인 신디케이트론(공동대출) 분할 상환 대응을 위한 단기 자금 조달이 늘면서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차입금 비중만 87%에 달한다.
효성화학은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을 위해 다수의 투자자와 접촉 중이다. 일부 지분은 사모펀드(PEF)에, 일부는 그룹 계열사에 넘기는 방안이 거론된다. 효성티앤씨는 22일 “효성화학으로부터 특수가스 사업부에 대한 인수의향질의서를 수령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효성티앤씨는 중국에 특수가스 생산설비 약 2500톤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효성화학의 재무 리스크를 계열사에 떠넘긴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주주들의 반발도 크다. 효성티앤씨 주가는 22일 공시 직후 20% 이상 하락했고, 이날 장중 신저가를 기록했다.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인 베트남 법인 회복도 더디다. 설비 결함은 해소됐지만, 주요 제품인 폴리프로필렌(PP) 업황이 중국의 공급 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효성화학은 올해 들어서만 여덟 차례에 걸쳐 베트남 법인(효성비나케미칼)에 대해 채무보증 결정하기도 했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영업현금흐름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은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라며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 방안들의 조속한 마무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