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2년 연속 국민건강보험료율이 동결된 데 대해 “재정 운영은 당분간 괜찮다”며 “아껴 지출해서 그렇게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공단 창립 이후 2년 연속 보험료율 동결은 처음 있는 일이다. 걱정이 크지만, 올해 급여 지출이 늘지 않으면서 보험료율이 동결된 부분을 상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정감사에서도 여러 우려가 있었지만, 별 탈 없이 진행하고 있다”며 “적립금을 투자해서 1조 이상 자금 운용 수익을 내고 있다. 그 부분도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고) 안심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의·정 갈등에 따른 지출 증가 우려와 관련해서는 “3차 병원이 워낙 감소해 2차 병원에서 늘어도 상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필수의료 강화와 관련해선 “수가가 제일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이사장은 “환산지수는 우리가 하지만, 상대가치점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한다. 수가 보상이 제대로 안 되는 게 상대가치점수 때문”이라며 “(내가) 오랫동안 몸담은 호흡기내과만 해도 폐기능 검사의 상대가치를 더 어려운 검사 내시경보다 올려놨다. 각자 영역에서 경제적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을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심평원에서 적당한 시간에 잘라 줬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정 이사장은 ‘합리적 의료이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연 365회 초과 의료이용에 대한 본인부담률을 90%까지 상향하고, 비급여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수단이다. 비만 기준 체질량지수(BMI) 조정도 그 일환이다. 그는 “학계의 반응을 보되, 우리는 우리 갈 길을 갈 것”이라며 “(지금은) BMI 25~26을 비만이라고 하면서 사람을 걱정시키고, 심지어 위고비 같은 약을 비급여로 먹겠다고 해도 용인한다”고 지적했다.
급여·비급여 혼합진료 금지 논의와 관련해선 혼합진료 효과를 검증할 계획이다. 정 이사장은 “혼합진료를 줄이는 것은 내 오랜 바람이다. 섞어서 비슷한 효능을 가진 두 개를 같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을 통해서 ‘신데렐라 주사(피부미용 목적의 항산화제 주사)’가 정말 효과가 있는지, 같은 날 도수치료를 하고 물리치료를 하고 온열치료를 하는 것이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 검증해달라고 요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