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업체 시장 점유 속도 빨라져…중국 포함 시장서 K배터리 점유율 20.2%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점유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반면 내수 시장에서부터 몸집을 키워온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며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9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중국 제외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는 290.2기가와트시(GWh)로 집계됐다. 국내 3사의 합산 점유율은 45.6%로 나타났다. 2021년 1~10월에는 3사가 56.2%를 점유했는데, 3년 만에 10.6%포인트(p) 하락했다.
CATL, BYD 등 중국 업체들은 자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다. 2021년 점유율 12.5%로 3위였던 CATL 3년 만에 비중국 시장에서도 점유율 26.4%로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같은 기간 BYD도 0.4%에서 4.0%까지 점유율을 늘렸다.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영향력이 더욱 막강하다. 올해 1~10월 중국을 포함한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가 686.7GWh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 시장의 성장세가 매섭다. CATL이 점유율 36.8%로 1위, BYD가 16.8%로 2위를 기록했다. 3년 전 점유율 2.8%로 7위에 그쳤던 CALB는 4.8%까지 성장하며 SK온과 파나소닉, 삼성SDI를 제치고 4위에 올랐다.
CATL은 중국 전기차 업체 지커, 아이토, 리 오토뿐 아니라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 전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배터리와 전기차를 자체 생산하는 BYD는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아시아·유럽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반면 올해 1~10월 중국 포함 시장에서 국내 3사의 점유율은 20.2%를 기록했다. 2021년 1~10월과 비교해 3사별로 점유율 추이를 살펴보면 △LG에너지솔루션 21.2%(2위)→11.8%(3위) △SK온 5.8%(5위)→4.5%(5위) △삼성SDI 4.6%(6위)→3.8%(7위) 등으로 각각 나타났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국내 배터리 업계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장악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각형 폼팩터(형태) 개발을 서둘러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기업 중에선 삼성SDI가 유일하게 각형 배터리를 생산해 왔으나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제너럴모터스(GM)와 공동 개발을 공식화했다. SK온도 각형 폼팩터 개발을 마치고 공급 채비에 나섰다.
삼원계 대비 30%가량 저렴한 가격과 높은 열 안정성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가 늘고 있는 LFP 배터리 생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초격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성능을 개선한 배터리 개발에 돌입했다.
SNE리서치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미국, 유럽 등의 고율 관세 부과로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 확대 속도가 주춤한 사이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LFP 배터리와 각형 폼팩터 개발 및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