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국내 첫 생체 간이식 9개월 아기, 올해 건강히 30세 맞아

입력 2024-12-1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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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서 아버지 간 일부 이식…수술 성공 계기로 현재까지 7392명 ‘새 삶’

▲국내 첫 생체 간이식 주인공인 이지원 씨가 당시 집도의였던 이승규 교수(왼쪽)와 주치의인 김경모 교수와 함께 과거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국내 첫 생체 간이식 주인공인 이지원 씨가 당시 집도의였던 이승규 교수(왼쪽)와 주치의인 김경모 교수와 함께 과거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30년 전 선천성 담도 폐쇄증에 따른 간경화로 첫 돌 전 사망할 위험이 컸던 아기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생체 간이식을 통해 치료받아 올해 30세를 맞았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는 국내 첫 생체 간이식 수술 환자였던 이지원 씨(만 30세, 여)가 1994년 12월 8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의 집도로 아버지의 간 일부를 이식받고 올해 건강하게 30주년을 맞이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씨의 수술 성공을 계기로 서울아산병원은 지금까지 7392명(성인 7032명, 소아 360명)에게 생체 간이식을 시행했으며 이는 세계 최다 기록이다.

살아있는 사람의 간 일부를 이식하는 생체 간이식은 뇌사자 장기를 기다리면서 환자의 병세가 악화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으며, 뇌사 중 간 손상 위험도 없다. 하지만 수여자와 공여자를 동시에 수술해야 해서 과정이 까다롭고 합병증 발생 위험도 크다.

서울아산병원은 간이식의 85%를 생체 간이식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최근 5년간 연평균 400례의 생체 간이식을 시행했다. 전체 간이식 생존율은 △1년 98% △3년 90% △10년 89%로, 한국보다 간이식 역사가 긴 미국 피츠버그 메디컬센터와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 메디컬센터의 간이식 1년 생존율 평균(92%) 대비 우수한 수준이다.

소아 생체 간이식 성적은 더 우수하다. 서울아산병원에서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생체 간이식을 받은 소아 환자 93명의 생존율은 △1년 100% △5년 98.6%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은 간이식·간담도외과와 소아외과, 소아소화기영양과, 마취통증의학과, 중환자실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수술 전후의 고도화된 협진 및 집중관리 시스템을 운영한다.

특히 소아 환자는 성장과 발달 과정에 있어 영양실조, 성장 및 발달 지연 문제, 예방접종과 감염 노출, 사춘기 등의 특수한 어려움이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소아소화기영양과 의사가 포함된 다학제 팀이 협진해 소아중환자실 내 맞춤형 관리를 실시하고, 환자가 사회로 복귀한 이후에도 지속해서 관리한다.

▲1995년 5월 주치의인 김경모(왼쪽 두 번째) 소아소화기영양과 교수 등 의료진이 생후 15개월이던 이지원 씨의 퇴원을 축하해주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1995년 5월 주치의인 김경모(왼쪽 두 번째) 소아소화기영양과 교수 등 의료진이 생후 15개월이던 이지원 씨의 퇴원을 축하해주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한편 이 석좌교수가 1998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변형 우엽 간이식’ 수술법은 현재 전 세계 간이식센터에서 표준 수술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변형 우엽 간이식은 이식되는 우엽 간에 새로운 중간정맥을 만들어 우엽 간 전(全) 구역의 피가 중간정맥을 통해 잘 배출되도록 한다. 이 수술법 개발 당시 한해 30례에 그치던 생체 간이식은 이후 100례를 넘겼고 수술 성공률도 70%에서 95%를 돌파했다.

이 석좌교수가 2000년 3월 세계 최초로 시행한 2대1 생체 간이식은 간 기증자와 수혜자의 범위를 넓혔다. 기증자 2명으로부터 간 일부를 받아 수혜자에게 이식하는 방식으로, 한 사람의 생체 기증자로는 부족한 경우에도 간이식이 가능해지면서 지금까지 638명의 환자가 이 수술법으로 치료됐다.

수혜자와 기증자의 혈액형이 다른 ABO 혈액형 부적합 생체 간이식 역시 서울아산병원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1042명의 환자가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을 받았으며, 수술 성적은 혈액형 적합 간이식과 대등하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생체 간이식 기증자가 사망하거나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한 사례는 없다. 간 기증자의 안전을 위해 복강경과 최소 절개술을 실시, 회복 기간을 단축하고 흉터를 최소화하고 있다.

이 석좌교수는 “1994년 12월 생후 9개월 아기를 살린 생체 간이식 수술은 간이식 여정에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됐으며, 이를 계기로 7000명이 넘는 말기 간질환 환자들에게 새 생명을 선사할 수 있었다”라며 “환자를 살리고자 도전 정신과 열정으로 뭉친 간이식팀 의료진과 수술 이후 눈부신 생명력을 보이며 일상을 살아가는 환자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김경모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소아소화기영양과 교수는 “30년의 시간은 의료진의 헌신과 노력의 결실일 뿐 아니라 의료진을 신뢰하며 잘 따라와 준 이식 환자들과 가족들의 끊임없는 노력의 성과”라며 “이식 후 관리를 철저히 한다면 30년을 넘어 평생 건강하게 살 수 있으며, 이식 환자들의 성공적인 삶은 앞으로 이식을 받을 아이들과 가족에게 큰 희망을 주는 귀중한 증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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