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하나지주 소폭 반등…낙폭 만회 요원
기존 밸류업 금융주 부진 지속…외인 매도 거세
코리아밸류업지수 리밸런싱이 이뤄졌지만, 계엄 사태 이후 무너진 금융주 주가는 회복이 요원하다.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며 정치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된 상황에서 정부 정책이 안정적으로 지속될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남은 결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7~18일 KB금융, 하나금융지주는 각각 3.07%, 1.53% 상승했다. 16일 밸류업지수 구성 종목에 선정된 뒤 소폭 상승했다. 다만 비상계엄 선포, 해제 직후 장이 열린 4일부터 16일까지 낙폭을 만회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이 기간 KB금융은 –16.40%, 하나금융지주는 10.76%씩 떨어졌다.
신한지주(-11.35%), 우리금융지주(-8.55%), 메리츠금융지주(-7.32%), 한국금융지주(-5.20%) 등 기존에 밸류업지수에 편입돼 있던 종목들 주가도 KB금융, 하나금융지주 등 신규 편입 종목과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4일부터 전날까지 국내 증시 주요 금융사로 구성된 KRX 300 금융은 9.72% 급락했다.
외국인을 중심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의 안정적 추진 가능성에 대한 신뢰성이 훼손되며 주가 하방 압력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4일 이후 외국인은 KB금융에서 4397억 원 규모의 자금을 뺐다. 국내 증시 종목 중에서 가장 많은 순매도 규모다. 신한지주(-1917억 원), 하나금융지주(-874억 원), 메리츠금융지주(-370억 원) 등 다른 밸류업지수 금융주에서도 매도세가 이어졌다.
시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금융주 투자심리를 되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섹터들은 저점 이후 상승 폭이 5% 미만으로, 하락 폭에 비해 낮은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정권 차지 경쟁에서 중요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주환원을 비롯한 밸류업 테마가 정권 교체 여부에 큰 변화를 겪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성향이 강한 내용이 아니고, 해외 주식시장 대비 낮았던 주주환원을 강화해 주식시장이 해외 대비 저평가된 상황을 개선하고자 하는 정책 방향이 정부에 따라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