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얼빈'이 연말 극장가에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7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하얼빈’은 전날 22만7560명이 관람해 개봉 후 3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이어갔다. 매출액 점유율도 61.9%로 높았다. 이는 대한민국 흥행 시리즈 '범죄도시2', '범죄도시4'와 같은 속도이며 3일째 100만을 돌파한 '아바타: 물의 길'보다 빠른 속도다.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을 연출한 우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하얼빈'은 이토 히로부미 조선 통감부 통감이 러시아와 만주·한반도에 대한 권한을 각각 인정하는 협상을 위해 중국 하얼빈으로 향한다는 소식을 접한 안중근과 독립군의 암살 작전을 그렸다.
배우 현빈을 비롯해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훈 등이 출연한다. 하얼빈은 액션은 절제하고 안중근의 인간적인 고뇌에 집중하면서 연출의 장엄함을 극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무채색을 제외한 컬러를 극도로 제한하거나 빛과 어둠을 활용하는 연출 방식도 한몫했다.
특히 주인공 중 한 명에게 밀정의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이를 쫓는 자들의 추적과 의심을 그려, 존 르카레식 스파이물을 선보인다. 극 중에서 독립군들이 하얼빈으로 가는 과정은 비교적 냉소적으로 그려지면서 마치 한국적인 '팅커 테일러 스파이'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이 밖에도 한국 영화 최초로 아이맥스(IMAX) 포맷으로 제작하고 몽골과 라트비아에서 촬영하는 등 화려한 규모를 자랑한다.
안중근 역할을 맡은 현빈은 "안중근 장군의 거사 후 35년 뒤 독립을 찾는다. 끝나지 않은 이야기니까 신파는 더 배제하려고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와 관련해 오진우 평론가는 "안중근이 차가운 누아르를 만나 뜨겁게 타올랐다"며 칭찬했다. 김경수 평론가는 "숭고한 이미지와 앙상한 각본으로 새긴 보통 시민의 영웅적 초상"이라고 평가했다.
관람객들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관람객들은 "최근 극장에서 본 영화 중 가장 완성도가 높았던 영화", "시대에 꼭 극장에서 봐줘야 하는 영화"라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