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매출이 절반 차지…‘겨울 효과’도 제한적
정부 주도 부양 의지에…“저가매수 고려도”
K-패션을 이끌던 의류기업 F&F가 중국 경기 침체로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최근 중국 지도부가 적극적인 재정 및 통화정책을 통해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를 밝히면서 내년부터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F&F는 2021년 5월 1일 F&F홀딩스의 패션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된 회사다. MLB, 디스커버리 등 국내 스트릿 패션 시장을 주도하다가 2019년부터 중국까지 유통 채널을 확장하면서 K-패션의 대표 기업으로 주목을 받았다. F&F는 우리나라 대표 기업을 의미하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자유소비재 기업으로 포함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F&F의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F&F는 30일 5만4300원에 마감, 1년 내 최고가(9만500원)와 비교하면 40% 내렸다. 올 초 8만7300원이었던 주가는 8월 5일 장중 4만7150원까지 내렸다가 지난달부터 5만 원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F&F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중국 경기가 부진한 영향이 크다. F&F의 매출의 절반은 중국이 차지하는데, 중국 내 소비심리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F&F의 올해 중국 매출액은 8601억 원으로 전체 매출액(1조9218억 원)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중국의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시장 예상치(4~5%)를 크게 밑돌고 10월(4.8%)보다도 낮은 수치다. 소매판매는 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매점 판매 수치로 내수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다.
예상보다 따듯한 날씨도 소비심리를 위축시켰다. 겨울은 날씨가 추워지면서 두꺼운 외투 판매가 늘기 때문에 통상 의류업계 성수기로 꼽히지만 올해는 ‘겨울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의 전국 평균기온은 16.1도로 평년보다 1.8도 높았고 11월에도 전국 평균 기온이 9.7도로 역대 네 번째로 높았다.
중국 소비 부진, 온화한 날씨 등으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F&F의 올해 매출액은 1조923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영업이익은 4555억 원, 순이익은 3572억 원으로 각각 17%, 16%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중국 경기 반등으로 인해 K-패션도 주가 모멘텀을 가질 수 있다고 보고있다. 최근 중국 지도부가 적극적인 재정 및 통화정책을 통해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를 밝히면서다.
특히 F&F는 앞서 중국을 포함한 해외 진출을 확대하겠다고 밝혀 기대감을 모았다. F&F는 7월 중국 등 아시아 주요 국가의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상하이 1호점을 시작으로 내년 말까지 중국에만 100개의 매장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동남아와 중동, 인도에 진출한 MLB 브랜드에 더해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까지 해외 시장에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부양 의지가 확인되면서 당분간 중국 경기 수혜 대표 산업으로 의복 업종을 꼽는다. 트레이딩 매수 전략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F&F나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등 중국에서 사업을 확장 중인 브랜드사는 그간 중국 내수 경기 부진에 따른 성장률 저조로 인해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저점을 지지 중이었지만 이제 중국 경기 부양 기대감에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 반등 시 의류의 소비 회복 강도가 센 점을 고려하면 모멘텀 역시 유효하다”며 “최근 주가를 고려하면 내년 주가수익비율(PER) 5.2배에 불과한데 이익 체력 감안하면 낙폭이 과대했고 저가매수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