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앞두고…금융권 밸류업 영향 '촉각'

입력 2025-01-1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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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 공식 사진.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 공식 사진.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금융권이 긴장하고 있다. 가뜩이나 불안한 환율이 더 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환율 변동성 확대가 은행권의 자본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에 부담을 주면서, 금융지주들의 주주환원 정책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는 금융지주들이 약속한 주주환원 정책 이행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17일 기준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는 전일보다 1.6원 오른 1458.3원으로 기록했다.

국내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강달러 현상이 이어져 원화의 상대적 약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3분기까지만 해도 1300원대에 형성되던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1400원을 돌파하더니,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1470원대까지 급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3월 이후 약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의 1500원 돌파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20일 취임 후 행정부 초기에 관세 부과 등 강력한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 분쟁 등 시장 불확실성으로 강달러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주요 금융지주들의 밸류업(기업가치제고)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지주들이 약속한 주주환원책을 지키기 위해서는 CET1 비율을 관리해야 하는데 환율이 오르면 CET1 비율을 관리하는 데 부담이 된다. 원화가치가 하락할 경우 환차손이 커지면서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CET1 비율은 금융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핵심지표로 보통주 자본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값이다. RWA는 원화 기준이어서 환율이 급상승하면 외화 대출 자산이 늘어나게 돼 CET1 비율의 하락요인이 된다.

하나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하나금융과 기업은행은 지난해 4분기 약 1000억~1200억 원의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했다고 추정했다.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 RWA 증가로 CET1 비율은 은행 평균 약 25~30bp(1bp=0.01%)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밸류업 KB금융의 4분기 CET1비율은 13.5%로 전분기(13.9%) 대비 낮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신한금융(13.1%→13%), 하나금융(13.2→13%), 우리금융(12%→11.8%) 등 다른 지주들도 마찬가지다.

다만, 자본비율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은행들의 주주가치 제고 방안은 순항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2월 초 시작될 어닝시즌을 전후로 밸류업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4대 금융지주는 외국인이 다시 순매수로 전환했고, 4분기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13.8%를 상회하는 높은 자본비율로 4분기 하락분을 감안해도 의미 있는 주주환원 확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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