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후 100일 내 방중 의향…톱다운 정상 외교 시동

시진핑과 당선 후 첫 통화
전략적 대화 채널 구축 합의
무역·펜타닐·틱톡 등 논의
개인적 관계 강화로 돌파구 마련 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이후 100일 안에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을 앞두고 방중 의사를 보이는 등 톱다운 정상외교의 서막을 알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후 100일 안에 중국을 방문하는 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회담을 한 데 이어 자신 특유의 정상 간 담판 외교로 여러 문제를 해결해나갈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 시 주석과 지난해 11월 대통령선거 승리 이후 처음으로 통화해 무역, 합성 오피오이드 펜타닐, 틱톡 등 양국의 공통 현안을 논의했다. 중국은 전화 회담 이후 양측이 전략적 대화 채널 구축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이 시 주석에게 “가능한 한 빨리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통화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도 “우리가 많은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길 기대한다”며 “빨리 시작하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1기 정권에서는 트럼프 당선인 취임 후 약 석 달 만에 두 사람의 첫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2017년 4월 시 주석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자택 마러라고 리조트에 초청해 회동했다. 같은 해 11월 트럼프는 중국 베이징을 국빈 방문했다.

중국 정부 의사결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과 시 주석이 담당자를 통해 대면 회담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미국으로 초청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17일 전화 협의에서 방중 의사를 언급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인이 방중 의욕을 보인 데는 자신의 관세 위협으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시 주석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깔렸다고 WSJ는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한 폭탄 관세를 실행에 옮기면 중국이 보복 조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중국은 대만, 남중국해 등의 문제에서도 대립하고 있어 정상 간 소통을 통해 우발적 군사 충돌 위험을 완화하려는 목적도 엿보인다. 중국 정부 또한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한 관세 인상을 피하거나 최소한 인상 폭을 줄이기 위한 협상에 강한 관심을 두고 있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인은 시 주석을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조력자로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 미·중 전화 회담과 관련해 구체적인 분쟁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시 주석과 나는 세계를 더 평화롭고 안전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인도 방문 가능성에 대해서도 자문들과 논의했다. 트럼프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서로를 친구로 부르는 등 과거 끈끈한 관계를 과시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첫 주에 미국 전역을 여행하며 에너지와 기타 문제에 대해 자신이 서명할 예정인 행정명령을 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 중 화재로 황폐해진 로스앤젤레스(LA)도 방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