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금리 인하기조에도…'이자 장사' 논란 커질 듯
국내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가 다섯 달 연속 확대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에도 은행들이 수신(예금) 금리를 줄줄이 낮춘 영향이다. 반면 대출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은행의 이자이익 확대로 이어지면서, 은행권의 '이자 장사' 논란을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책서민금융(햇살론뱅크·햇살론15·안전망대출)을 뺀 신규취급액 기준 평균 가계예대금리차는 1.168%포인트(p)로, 전월(1.114%p) 대비 0.054%p 확대됐다.
이들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7월 0.43%p △8월 0.57%p △9월 0.734%p △10월 1.036%p를 기록하며 1%를 넘겼다. 이후 △11월 1.15% △12월 1.16%p까지 다섯 달째 줄곧 커지고 있다.
금리 하락기에 주요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것은 이례적 현상이다. 통상적으로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시기에는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빨리 내려 예대금리차가 줄어든다.
이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은행들에 가계대출 수요 억제를 주문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지난해 8월부터 시장금리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임에 불구하고 가산금리 인상을 통해 대출금리를 높게 유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를 이유로 예·적금 금리를 꾸준히 인하해왔다.
은행별로는 NH농협은행이 1.33%p로 가장 컸고 △KB국민 1.25%p △우리 1.16%p △하나 1.12%p △신한 0.98%p 순으로 나타났다.
공시 대상 19개 은행 중에서는 전북은행의 예대금리차가 5.11%포인트로 가장 컸으며 KDB산업은행이 0.58%포인트로 가장 작았다.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서는 △토스뱅크 2.93%p △카카오뱅크 1.56%p △케이뱅크 1.26%p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