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위 달 그림자” “탄핵 공작”…탄핵심판 변론 나선 尹의 말말말

입력 2025-02-1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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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6차례 직접 출석해 발언
경고성 계엄 강조…홍장원‧곽종근 증언에 “그런 사실 없어”
“아무리 미워도 얘기 듣고 박수 쳐주는 게 대화” 야당 직격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윤 대통령은 직접 출석한 6차례의 변론 내내 ‘실행 가능성이 없는 경고성 계엄’이라고 강변했다.

국회의원 체포 지시 등 검찰 공소장에 구체적으로 드러난 정황에 대해선 “그런 적 없다”고 부인했고, 증인의 상반된 진술이 나오자 되레 ‘탄핵 공작’이라며 맞받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헌재에서 열린 탄핵심판 8차 변론을 포함해 총 6차례 직접 변론에 출석해 발언했다. 대부분은 계엄에 대한 정당성, 위법성 부인, 책임 전가성 내용이었다.

지난달 21일 3차 변론에 처음 출석한 윤 대통령은 국회에 계엄군을 투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의결이) 막거나 연기한다고 막아지는 일이 아니다. (국회가) 국회법에 딱 맞지 않는 신속한 결의를 했다. 그렇지만 저는 그걸 보고 바로 군을 철수시켰다”고 강조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이진우 수방사령관, 곽종근 특전사령관에게 계엄 선포 후 계엄 해제 결의를 위해 국회에 모인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윤 대통령은 “없다”고 짧게 답했다.

같은 달 23일 4차 변론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대질한 윤 대통령은 “(보고받은 포고령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아서 집행 가능성도 없지만 ‘그냥 놔둡시다’ 하고 말씀을 드리지 않았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김 전 장관은 “평상시 대통령은 (보고하면) 법전부터 가까이서 찾아보고 하시는데, 그렇게 안 찾으시더라고요”라고 답했다. 경고성 계엄이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는 취지의 물음에 김 전 장관이 화답한 셈이다.

이달 4일 5차 변론에서는 유명한 발언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보면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했니’ ‘지시받았니’ 이런 얘기들이 마치 호수 위에 빠진 달그림자 같은 걸 쫓아가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주장했다.

증인으로 나선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은 계엄 당일 윤 대통령과 통화에서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이라”는 지시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계엄 관련이 아니라 간첩수사에 대한 통화였다”고 반박했다.

▲윤석열(왼쪽)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해 김계리 변호인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왼쪽)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해 김계리 변호인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6일 6차 변론에서는 끌어내라고 지시한 대상이 ‘요원인지, 의원인지, 인원인지’를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곽종근 사령관은 증인석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의결정족수가 아직 안 채워진 것 같다.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다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용현 전 장관이 4차 변론에서 “의원이 아닌 요원들을 빼내라고 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 다른 진술이다.

이에 윤 대통령은 “그냥 ‘사람’이란 표현을 놔두고, 또 의원이면 의원이지 인원이라는 말은 저는 써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후 발언에서 인원이란 말을 수차례 썼고, 과거 민생 현장이나 회의에서도 ‘인원’을 여러 차례 언급한 사실이 확인됐다.

윤 대통령은 되레 “(지난해) 12월 6일 홍장원의 공작과, (곽종근) 특전사령관의 김병주TV 출연부터 내란 프레임과 탄핵 공작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공작설을 제기했다. 증인들의 상반된 진술은 다분히 의도가 있다는 취지다.

11일 7차 변론에서는 야권의 ‘반국가적 행동’이 계엄으로 이어졌다고 호소했다. 윤 대통령은 “국회에 예산안 기조 연설을 하러 가면, 아무리 미워도 얘기 듣고 박수 한번 쳐 주는 것이 대화와 타협의 기본”이라며 “취임하고 갔더니, 대통령 퇴진 시위를 하면서 의사당에 들어오지 않아 여당만 놓고 반쪽짜리 연설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든 야당 설득해서 뭘 해보려고 한 건데 줄탄핵을 하는 건 대단히 악의적인 거고, 그냥 이 정권을 파괴하는 것이 목표라고 하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열린 8차 변론에서는 홍장원 전 차장을 다시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국정원장이 해외에 있는 줄 알고 홍장원 차장에게 ‘원장이 부재중이나 원을 잘 챙겨라’고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며 “20여분 있다가 (홍 전 차장)에게 전화가 왔는데 딱 받으니 저도 반주를 즐기는 편이기 때문에 딱 보니까 술을 마셨더라”라고 했다.

홍 전 차장의 해임 사유에 대해서는 “자세히 말하긴 어렵지만 야권과 관련 정치적 중립 문제가 심각하다는 말이 있었다”며 “야당 의원과 전화 한번 한 것 그런 정도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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