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국민소환제의 어두운 그림자

입력 2025-02-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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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간 잊혔던 국민소환제가 다시 정치권의 화두로 소환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소환제 도입을 제안한 데 이어 정진욱 의원은 12일 국민소환제를 추가로 발의했다. 국민소환제는 국회의원을 비롯한 선출직 공직자를 국민 투표를 통해 임기 만료 전에 파면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국민소환제의 재등판에 일부 의원들은 “본인도 긴장할 수 있는 견제 장치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정치권의 자성이 필요하다며 국회의원으로서 소명의식을 강조하고 싶은 마음이 엿보인다는 점에서 해당 발언들은 유권자들의 마음에 가닿을 만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국민소환제는 그러나 국회의원 등에 대한 건전한 견제 수단이 되기보다는, 소수의 의견이 ‘과대 대표’되는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권의 위임은 국민 전체의 ‘총회’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즉 선거를 거쳐야 한다. 선출직 공직자의 민주적 정당성은 경쟁 후보들의 충분한 정보가 공개된 상태에서 유권자 모두가 참여해 치르는 선거를 통해 이전의 공직 행위에 대한 평가를 묻는 과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국민소환제가 국민 사이 소수의 열정 있는 활동가들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도 크다. 이른바 ‘여론 재판’처럼 본인의 정치 성향과 맞지 않는 국회의원을 끌어내리려는 시도가 반복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국처럼 양당제로 진영 간 갈등이 극심한 나라에서 국민소환제가 도입되면 유력 정치인들의 정적을 제거하기 위한 수단으로 국민소환제를 악용할 것이 자명하다. 365일 국민 소환 절차가 이어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지역 내 수십만 명 규모의 유권자들에 의해 선출직 공직자가 파면될 수 있게 될 경우 선거에 참여했던 나머지 유권자들의 권리도 침해될 수 있다. 국회의원들은 국회의원은 해당 지역구뿐 아니라 국민을 대의한다. 이 때문에 본인의 지역구와 관계가 없는 소관 위원회에 참여해 의정 활동을 수행한다. 국민소환제로 파면이 이뤄지면 해당 의원이 추진하던 법안과 해당 위원회 연관 업무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상대방의 의지를 본인의 의지로 관철하려는 힘을 권력이라고 부른다. 국민소환제는 본인과 다른 표로 선출된 공직자를 재선출하도록 할 수 있다는 점에서 1인 1표의 원칙을 넘어서려는 ‘과대 대표’ 권력을 소수의 열정가들에게 줄 수 있다. 정치의 본령인 갈등 해소를 위해 필요한 대화와 타협의 공간을 줄이고, 결과적으로 갈등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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