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이자 부담 경감...고금리 중기 대출 숨통 트이나

입력 2025-02-2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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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넉 달 새 0.75%p 내려
대출금리 인하 속도는 더뎌
은행권 "대출금리 인하, 당장은 어려워"
금융당국 "금리 인하효과 확인돼야"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25일 기준금리 연 2%대 시대가 다시 열리면서 가계와 기업의 대출 이자 부담이 완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세 번의 기준금리 인하 폭 만큼 대출금리가 떨어질 경우 가계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9조 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가 즉각적인 대출금리 인하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은행들은 신용 리스크를 이유로 대출금리 조정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대금금리 인하 압박으로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실물경제로 충분히 확산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기준금리를 3.00%에서 2.75%로 0.25%포인트(p) 내렸다. 기준금리가 2%대를 기록한 것은 2022년 10월(2.5%)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기준금리가 내리면서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은 대출금리에 쏠리고 있다.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통상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금융기관의 자금 조달 비용 역시 줄어들게 된다. 대출금리도 낮아지게 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된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 인하 폭(0.75%p) 만큼 대출금리가 하락한다고 가정하면 가계대출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9조1000억 원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계대출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평균 약 46만3000원 감소하게 된다.

개인사업자도 부담을 덜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75%p 내리면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5조1000억 원(1인당 164만 원)가량 줄어든다.

그러나 이러한 단순 추정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은행권의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이전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금리 평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은 기준금리 인하 전인 9월 말 4.29%에서 금리 인하 후인 12월 말 4.75%로 오히려 0.46%p 올랐다. 중소기업 신용대출 평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도 같은 기간 5.53%에서 5.80%로 0.27%p 상승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도 대출금리에 바로 반영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가계대출의 경우 금융당국이 총량 관리에 나서고 있어 은행권이 대출금리를 쉽게 내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A 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당장은 대출금리 인하 계획이 없다"면서 "이제껏 가격(금리) 조정을 통해 대출 총량을 조절해온 상황에서 이를 갑자기 바꾸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B 은행 관계자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시장에 선반영 돼 있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며 "당장 대출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전일 기준 2.983%로 1월 초(2.999%)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기업대출도 연체율 상승 등으로 부실 위험이 높아진 상황에서 섣불리 금리를 낮추기는 어렵다는 것이 은행권의 입장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발표한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62%로 전년 동기 0.48% 대비 0.14%p 상승했다.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은 변수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그간의 금리 인하 효과가 우리 경제 곳곳에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면서 "은행권 가산금리 추이 등을 점검하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출 금리도 가격이기 때문에 시장 원리가 작동해야 한다"며 "이제는 (기준금리 인하를) 좀 반영할 때가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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