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활짝 핀 벚꽃, 개나리, 그리고 푸른 새싹을 보며 봄을 느낍니다. 하지만 낚시꾼들에게 봄을 알리는 건 따로 있습니다. 바로 ‘배스꽃’인데요. 이는 낚시꾼들 사이에서 '배스가 본격적으로 낚이기 시작하는 시즌'을 빗대어 부르는 말입니다. 오늘은 우리나라 생태계교란종이지만 낚시꾼들에게 사랑받는 물고기 '배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배스는 우리나라 민물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물고기입니다. 특히 봄철이 되면 산란기를 맞아 활동이 더욱 활발해져 낚시꾼들에게는 최고의 시즌으로 평가받습니다. 3월이 가까워지면서 낚시 유튜버들 사이에서는 이미 배스를 낚으러 다니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아직 봄 직전의 쌀쌀한 날씨에도 배스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이는 배스의 산란 습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배스는 수온이 10~15℃ 정도로 올라가면 산란을 위해 얕은 수심으로 이동합니다. 이 시기에는 둥지를 지키려는 본능이 강해지면서 외부 침입에 공격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루어(인조 미끼)에 빠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낚시꾼들에게 ‘배스 시즌’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관련 뉴스
먼저 배스를 잡기 위해선 천천히 움직이는 루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봄철의 배스는 아직 완전히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빠른 액션보다는 느리게 끌어주는 루어에 반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산란기 배스는 수심이 낮고 수초가 있는 곳에서 둥지를 만들기 때문에, 이런 포인트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면 높은 확률로 배스를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배스는 주로 이른 아침이나 해 질 무렵에 활발하게 움직입니다. 이때가 최고의 낚시 타이밍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배스는 원래 북아메리카 원산의 담수어(민물고기)로, 1970년대 한국에 처음 도입됐습니다. 초기에는 낚시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방류됐지만,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강한 포식성 때문인데요.
배스는 붕어, 피라미, 빙어 같은 토종 어종뿐만 아니라, 개구리, 곤충, 심지어 작은 새까지 가리지 않고 먹습니다. 한 번에 먹이를 흡입하는 식성 때문에 작은 물고기들이 피할 기회가 없는데요. 성장 속도와 번식력이 매우 뛰어나 한 번 정착하면 빠르게 개체 수가 늘어납니다. 이로 인해 배스는 환경부 지정 생태계교란종으로 분류돼 있으며 낚시꾼들은 잡은 배스를 다시 방류할 수 없습니다. 즉, 낚으면 반드시 제거해야 하죠.

배스는 기름기가 적고 단백질이 풍부한 생선입니다. 다만, 흙냄새가 날 수 있어서 적절한 손질과 조리법이 필요한데요.
먼저 바삭한 배스 튀김 요리가 일품이죠. 가장 간편한 조리법으로, 배스의 흙냄새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습니다. 배스를 뼈를 발라낸 순살 형태로 준비한 후,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고, 밀가루 → 달걀물 → 빵가루 순서로 입혀 바삭하게 튀겨냅니다. 바삭한 튀김 옷 덕분에 배스 특유의 잡내가 줄어들고, 고소한 맛이 살아납니다.
낚시인들이 즐기는 두 번째 요리는 배스 스테이크입니다. 배스를 두툼하게 썰어 스테이크 방식으로 구우면 담백한 맛을 극대화할 수 있는데요. 올리브유와 허브(타임, 로즈마리)로 밑간을 하고, 프라이팬에서 노릇하게 구운 후 레몬즙을 뿌려 풍미를 더 하면 깔끔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배스는 얼큰한 매운탕으로도 제격인데요. 배스 머리와 뼈를 우려내 육수를 만들고, 고추장과 된장을 풀어 얼큰한 국물을 만듭니다.
시원한 맛을 내기 위해 무와 콩나물을 넣으면 더욱 맛있습니다.

배스는 국내 토착 어종을 위협하는 생태계교란종이지만, 동시에 낚시꾼들에게는 손맛이 좋은 대상어 종이기도 합니다. 현재 일본과 미국에서는 배스를 식용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배스를 요리 재료로 소비하는 방안이 점점 논의되고 있습니다. 배스를 퇴치하면서 동시에 식재료로 활용하는 것이 생태계를 보호하면서도 낚시 문화를 발전시키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2022년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공생의 법칙’에서 중식대가 이연복 셰프가 배스를 활용한 특별한 요리를 선보여 화제가 됐죠. 당시 이연복 셰프는 배스 짬뽕을 선보여 배스도 맛있는 생선임을 입증하기도 했습니다.
다가오는 3월, 배스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낚시꾼들에게는 최고의 손맛을 제공하는 시기이지만, 생태계를 보호하는 책임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낚시를 즐기면서도 배스를 재활용하는 지혜로운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