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한 주요 공약 실행 난항 예상
문체부發 '사법리스크' 불씨 여전

여러 논란으로 파행을 거듭했던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정몽규 현 축구협회장의 4선 성공으로 최종 마무리됐다.
정 회장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치러진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전체 유효 투표수 182표(선거인단 192명·투표 183명·무효 1표) 중 156표를 획득해 결선 투표 없이 4선을 확정지었다.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는 11표, 허정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15표 획득에 그쳤다.
이번 선거는 정 회장을 둘러싼 각종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선거는 애초 지난달 8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허 후보가 대한축구협회(KFA)를 상대로 낸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인용되며 한 차례 미뤄졌다.
이에 축구협회는 지난달 23일을 새 선거일로 공시했지만, 허 후보와 신 후보가 선거운영위원회의 공정성에 이의를 제기하자 선거운영위원회 위원이 전원 사퇴하며 또다시 선거가 미뤄졌다. 이후 새로운 선거운영위를 구성한 축구협회가 이날을 새 선거일로 확정해 선거가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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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2023년 3월 축구인 100명에 대한 사면 발표를 기습적으로 발표하며 축구팬들과 축구인들에게 비판을 받았다. 사면 명단 중 과거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된 축구인들도 속해 있었기 때문이다. 전방위적인 비판 여론에 결국 사면 계획을 철회했지만, 이때부터 정 회장과 관련한 비토 여론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후 클린스만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후 축구협회의 전문적이지 않은 감독 선임 과정이 알려지며 정 회장에 대한 여론은 더욱 급격하게 악화했다. 이후 정 회장이 독단적으로 밀어붙여 선임됐던 황선홍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40년 만에 올림픽 진출에 실패하자 정 회장에 대한 여론은 더 험악해졌다. 홍명보 현 국가대표팀 선임 과정은 화룡점정이었다. 급기야 국회 국정감사에 불려가 질타를 받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치러진 선거이다 보니, 잡음이 계속 나왔다. 신 후보와 허 후보는 선거 공정성에 지속 의문을 제기했고, 문화체육관광부는 정 회장이 억지로 밀어붙인 4선 도전을 멈추라는 경고를 지속해서 보냈다.
상황이 이처럼 악화하자 문체부는 정 회장에게 4선 출마를 포기하라고 압박했다. 그런데도 정 회장은 선거 출마를 강행했고, 최종 당선이 확정됐다. 정 회장의 임기는 2029년 초 정기총회까지다.
이번 선거 결과로 정 회장이 축구계에서 다시 한번 기회를 받게 됐지만, 향후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본인에 대한 비판 여론도 잠재워야 해 회장 임기가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정 회장은 ‘2031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및 2035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유치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방식 재정립 △집행부 인적 쇄신 △천안축구센터 완공 통한 축구 인프라 개선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공약 실행에 있어 난관이 적잖다.
정 회장이 추진하겠다고 한 2031 아시안컵은 경쟁이 기존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미 한국 외에도 인도네시아, 쿠웨이트 등이 유치 의사를 밝힌 가운데 아랍에미리트, 호주도 경쟁에 참여했다. 최근엔 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이 공동개최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미 한 차례 유치전에서 실패한 전례가 있다.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방식 재정립과 집행부 인적 쇄신 공약 역시 축구팬들이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긴 쉽지 않아 보인다. 이전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공정의 중심이었던 정 회장이 주도하는 내부 쇄신안이 신뢰를 받기 위해선 지난한 과정이 필요할 전망이다.
천안축구종합센터의 안정적 건립 공약은 정 회장에게는 양날의 검이다. 건설 시작을 주도한 장본인이지만, 정부와의 관계 악화로 건립에 난항을 겪고 있다. 문체부에서는 정 회장에 대한 신임을 거둔 상황이라 향후 문체부 및 정부와의 관계 정상화 과정이 장기화하며 축구종합센터 건립도 표류할 수 있다.
사법리스크 불씨가 살아있다는 점도 정 회장 4기 체제의 불안 요소다.
문체부는 지난해 11월 축구협회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축구협회 정 회장에게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이에 정 회장은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제출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하며 이번 선거에 나설 수 있었다.
하지만 문체부는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축구협회가 정 회장의 징계를 요구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보조금 환수는 물론 제재 부가금을 징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편, 정 회장은 이날 축구협회장 4선 도전에 성공한 후 "이번 선거에 많은 축구인들이 높은 참여를 해주셨다. 많은 지지를 해 주셔서 더욱 커다란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금까지 약속했던 공약들을 하나하나 철저히 잘 지켜나가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