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시장에 오랜 기간 신약이 등장하지 않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파이프라인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기업들은 국내외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하며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1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현재 동아ST, 디앤디파마텍, 한미약품 등이 MASH 신약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MASH는 알코올 섭취와 관계없이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고 염증이 발생해 섬유화가 진행되는 질환이다. 학계는 전 세계 유병률을 약 2~4%로 추정하고 있다.
동아ST는 미국 자회사 메타비아를 통해 DA-1241을 개발 중이다. 현재 글로벌 임상 2상 파트 1과 2가 각각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중으로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DA-1241는 췌장 베타세포 표면의 수용체인 GPR119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활성화하는 기전으로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MASH 신약 후보물질이다. 애초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할 예정이었지만, 항염증 및 항섬유화 효과에 집중해 MASH 치료제로 노선을 변경했다.
디앤디파마텍은 지난달 말 미국에서 DD01의 임상 2상 환자 모집을 완료했다. 이번 임상은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염(MASLD/MASH)을 동반한 BMI≥25㎏/㎡의 과체중 및 비만 환자 67명 이상을 대상으로 미국 현지의 12개 기관에서 실시한다.
DD01은 디앤디파마텍이 자체 개발한 장기 지속형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글루카곤(glucagon) 이중수용체 작용제다. 지방간 감소 효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다. 디앤디파마텍은 기술수출을 모색하며 글로벌 파트너사 물색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글로벌 2b상 단계에 있다. 2020년 미국의 MSD에 기술수출된 이후 MASH를 적응증으로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약품은 연말까지 임상 2b상 종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인슐린 분비와 식욕억제를 돕는 GLP-1 수용체와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작용제다. 2023년 FDA로부터 패스트트랙으로 지정을 받았다.
MASH 치료제 개발은 성공이 담보되지 않는 고난이도 프로젝트로 꼽힌다. MASH의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질병 양상도 환자의 생활과 식습관 등에 따라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개발 포기 사례도 다수 있다, 유한양행이 2019년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한 BI3006337(YH25724)과 길리어드사이언스에 기술수출한 YH33619 등 MASH 후보물질이 모두 반환되기도 했다. 동아ST 역시 2016년 미국 토비라에에 기술수출한 슈가논(에보글립틴)을 이듬해 반환받은 바 있다.
국내에서 MASH를 적응증으로 허가된 치료제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해외의 경우 미국 FDA가 마드리갈(Madrigal Pharmaceuticals)사에서 개발한 레즈디프라(성분명 레스메티롬)를 지난해 3월 처음으로 신속 승인했다. 레즈디프라는 총 966명의 환자가 참여한 임상 3상에서 80㎎ 복용군은 25.9%, 100㎎ 복용군은 29.9%가 섬유증 악화가 없는 MASH 관해(remission)를 달성해 위약군(9.7%) 대비 효과성을 입증했다.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 치료제 시장의 미충족 수요가 큰 만큼, 기업들의 신약개발 경쟁은 점차 치열해질 전망이다. 또 관련 시장 성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파마(EvaluatePharma)에 따르면 글로벌 MASH 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14억8700만 달러(약 2조1613억 원)로 추계됐으며, 2026년 46억6600만 달러(약 6조782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