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일 차관 "출산율 내년엔 더 좋아질 것…아이 원하는 부부 최대한 지원"

입력 2025-04-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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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 14.8% 증가, 우리는 결혼해야 출산"…"노인연령 상향, 5월까지 권고안 받기로"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 (고이란 이투데이 기자)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 (고이란 이투데이 기자)
“지난해 출생아 수가 23만8000명으로 늘면서 합계출산율도 0.72명에서 0.75명으로 올랐다. 올해는 0.79명이 될 것이란 전망도 있는데, 내년에는 더 좋을 것이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은 지난달 18일 서울 중구 국립장기조직혈액원 회의실에서 진행된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차관은 “예전에는 혼인 건수가 40만 건이 넘기도 했는데, 2023년 19만 건대로 떨어졌다. 그러다가 지난해 14.8% 늘며 반등했다”며 “우리나라는 혼인해야 아이를 낳는다. 프랑스는 전체 출생아 중 63.5%가 비혼 출산으로 태어나는데, 우리는 이 비율이 4.7%다. 혼인이 늘면 아이도 더 많이 태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부연했다.

특히 이 차관은 “정부 차원에서도 아이를 희망하는 부부를 최대한 지원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0명 중 1명은 난임시술로 출산하는데, 올해부터는 혼인 여부와 무관하게 가임력 검사를 지원하고, 난자 동결비용 지원도 확대한다”며 “시술비용 지원도 과거에는 평생 25회였는데, 이제는 아이당 25회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인터뷰가 진행된 국립장기조직혈액원에는 동결 배아를 보관하는 냉동 탱크가 설치돼 있다. 이 차관은 “그곳에 가보면 정말 눈물이 난다”며 “그만큼 간절하게 아이를 원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차관은 복지부 내에서 ‘출산 전도사’로 유명하다. 이날도 그는 “아이가 없다면 허전하지 않겠나. 결혼해도 그렇다. 물론 부부가 서로 사랑하지만, 아이는 그 관계를 더 단단히 붙이는 접착제가 된다”며 “사실 부부 사이는 무촌인데, 아이를 통해 진짜 가족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나이가 들면 세 가지 어려움을 느낀다고 하는데, 그중에서도 견디기 힘든 게 고독과 우울”이라며 “자녀를 낳으면, 그 자녀가 장성해 손주를 낳는다면 인생이 다르게 보인다. 본인 아들딸보다 예쁜 게 손주라고 하지 않냐. 그렇게 인생은 행복한 여행이 된다”고 부연했다.

노인연령 상향도 복지부의 현안 중 하나다. 이 차관은 인터뷰 전 ‘제3차 노인연령 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했다. 그는 “건강수명이 지금 72.5세이고, 2023년 실태조사를 기준으로 어르신들이 생각하는 노인연령이 71.6세다. 또 잔여 생존 기간이 15년이 되는 시점을 노인이라고 하는데, 그 기준으로는 71세”라며 “간담회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노동연구원 등 다양한 기관에서 참석했다. 또 대한노인회, 한국소비자연맹, 노년학회 등에서 왔다. 여기에서 5월까지 연구를 진행해 일종의 권고안을 주기로 했다. 지금은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소개했다.

이 차관은 “노인의 기준은 주관적이다. 김형석 교수는 1920년생, 106세인데 한 달 전에도 서대문구청에서 강의하고 계셨다. 최근에도 대구에서 고등학생에게 강의했다고 들었다”며 “어떤 강의를 했냐고 물으니, 강의가 끝나고 한 여학생이 ‘교수님은 옛날에 고등학교 때 이성 친구를 사귀셨냐’고 질문했다고 하더라. 그러니 김 교수가 ‘나는 초등학교 때도 다 했다’고 답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또 1980년대 평균 수명이 66세였다. 그때는 65세만 돼도 충분히 나이가 많았다”며 “지금은 75세 이상 어르신들이 많으니, 65세는 청년”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지금 마흔한 살이다. 예전에는 본인 나이에 0.8을 곱했는데, 지금은 0.7을 곱하면 된다고 한다”며 “무엇보다 지금은 사회적 분위기가 무르익은 것 같다. 옛날에는 노인연령 상향을 논의한다는 말만 꺼내도 난리가 났는데, 지금은 이중근 대한노인회장이 먼저 꺼내줬다. 한편으로는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논의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노인연령 상향 논의와 별개로 노인인구 증가는 숙제다. 그는 “노인에게는 세 가지 어려움이 있는데, 첫째는 병고, 둘째는 소득 부족, 셋째는 고독이라고 한다”고 소개했다.

병고와 관련해 이 차관은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라고, 지역사회에서 치료받고 장기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체계가 우리는 좀 부족하다”며 “어르신이 낙상을 당하면 20% 정도가 돌아가신다. 병원에 오래 계시면서 근육이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을 보면 ‘집으로 가자 병원’이란 곳이 있다. 그곳에서 수술하면 중간에 잠시 회복기 병원으로 가고, 거기에서 보름에서 한 달쯤 치료를 받고 집으로 간다”며 “집에 간 뒤에는 정기적으로 방문진료, 방문간호를 받는다. 그런 게 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시범사업 단계인 의료·돌봄 통합지원도 ‘에이징 인 플레이스’를 준비하는 차원이다.

소득에 대해선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이 삼총사로서 노후소득을 보장하고, 부족하다면 기초연금, 그래도 부족하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통해 보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독과 외로움, 우울함을 해소하는 방법으로는 ‘일’을 제시했다. 그는 “돈을 번다는 것을 넘어서서 일함으로써 본인이 사회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자긍심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과도 어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치 차관은 “노인 일자리 중 공익활동형이 69만 개인데, 주로 하는 일이 환경정비다. 환경에 기여도 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고, 소득도 얻는 것”이라며 “또 6만5000개 경로당에서 지금은 3~4일 식사를 제공하는데, 이것을 주 5회로, 다음에는 7일까지 늘리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고독하지 않고, 우울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계속고용과 관련해선 “직업을 놓고 어르신과 청년이 서로 경쟁하는 구조를 만들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고용 중심인 일본 계속고용제도를 언급하며 “공무원은 국장으로 퇴직 후 계장으로 재고용되는데, 계장 봉급의 70%를 받는다고 한다. 미나토구를 방문했을 때 만난 공무원은 늘어난 정년을 ‘덤’으로 여겼다. 다른 측면에선 나이가 들수록 겸손해진다고 하더라. 일하던 곳에서 나이가 들고 위치가 오르면 자기도 모르게 꼰대가 되는데, 일본은 재고용 과정에서 근무처가 옮겨진다. 새로운 곳에서 겸허한 마음으로 일하게 된다고 하더라”고 소개했다.

이 차관은 “기계적으로 정년만 늘면 호봉이 쌓이고, 그걸 유지하는 과정에서 청년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어르신 한 명이 청년 3명의 월급을 가져가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이 차관은 계속고용 논의가 조만간 정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일본은 단카이 세대(1947~1949년생)가 한 해에 260만 명 태어났다. 3년간 무려 780만 명이 태어났는데, 이분들은 2010년 전후 퇴직했다”며 “1985년생이 그때 25세였는데, 1985년생은 150만 명이 태어났다. 260만 명이 직장에서 나오고 150만 명이 들어가야 하니 사회적 일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도 2030년 전후가 되면 한 해에 101만 명이 태어난 1970년생이 은퇴한다. 이들을 대체하는 건 64만 명이 태어난 2000년생인데, 37만 명이 빈다”며 “우리도 이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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