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대표이사에 SK스퀘어 이헌 선임
티빙 2대주주 KT의 주주 동의가 관건
SK스퀘어, KT 설득 작업에 전념할 듯
16개월째 지지부진했던 티빙과 웨이브의 기업 결합에 속도가 붙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웨이브 1대 주주인 SK스퀘어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다. 16개월째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는 티빙과 웨이브가 공룡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대응할 토종 통합 OTT로 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한명진 SK스퀘어 사장은 27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티빙, 웨이브 합병 관련 공정거래위원회 '임원 겸임 기업 결합 심사'가 진행 중이다. 절차상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티빙과 웨이브의 기업 결합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냈다.
또 SK스퀘어는 웨이브 리더십에도 지원 사격을 했다. 콘텐츠웨이브는 2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헌 SK스퀘어 매니징 디렉터(MD)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SK스퀘어의 임원인 이 신임 대표는 SK텔레콤의 전략투자담당 등을 거친 투자 전략가로 불린다. 빠르게 합병을 마무리해 넷플릭스를 따라잡으려는 SK스퀘어의 절박함이 엿보인다.
티빙 또한 웨이브와 합병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주희 티빙 대표이사는 지난달 12일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국내에 700만~800만 명, 해외에서도 700만~800만 명 가입자를 2년 내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웨이브와 합병을 통해 국내 OTT 시장에서 가입자 기반을 빠르게 확대할 것”이라면서 “티빙과 웨이브는 가입자 구성이 다르다. 오버랩(티빙과 웨이브 중복 가입률)이 30%대로 낮다. 합병 이후에도 기존 가입자를 유지하면서 추가 성장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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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양사 합병에 필사적인 것은 공룡 OTT 넷플릭스와 대등한 경쟁을 펼치기 위해 국내 OTT사끼리 손을 잡는 것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앱·리테일 분석 업체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1월 전체 OTT의 앱 사용 시간 점유율은 넷플릭스가 61.1%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그 뒤는 △티빙(16.5%) △쿠팡플레이(10.2%) △웨이브(9.0%) 순이었다.
다만 아직 모든 주주의 동의를 받지 못했다. 티빙의 지분 약 13%를 보유한 2대 주주 KT스튜디오지니가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논의가 멈춰 있다. KT스튜디오지니만 찬성한다면 본계약이 가능해진다. 업계에서는 KT스튜디오지니가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으로 합병 법인 지분율이 하락하고, KT IPTV 서비스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염려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KT 측은 “국내 유료방송 전반에 대한 영향뿐 아니라 KT그룹과 티빙의 전략적 파트너십에 미치는 영향, 티빙 주주로서 주주가치 제고에 유리한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중”이라고만 밝혔다.
SK스퀘어는 임원 결합으로 기업 결합을 준비함과 동시에 KT의 동의를 얻기 위한 설득 작업을 함께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T가 우려하는 합병 후 지분율과 콘텐츠 유통 부문 등의 조율이 관건이다. 해당 계산이 맞아 떨어질 경우 두 기업의 기업 결합은 빠르게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