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인용 시 與野 곧바로 조기 대선 돌입
경선서 尹 개입 예상…“김문수 영향 받을 것”
기각·각하 시 尹 즉시 복귀…與野 대립 전망
野, 李 사법 리스크 재차 불거질 가능성도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 기일을 이달 4일로 지정했다. 탄핵 인용 혹은 기각·각하 등 선고 결과에 따라 다른 상황이 전개될 수 밖에 없는 만큼 정치권에선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분위기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탄핵이 인용돼 윤 대통령이 파면 될 경우 두 달 내로 대선을 치뤄야 하는 빠듯한 일정이 시작된다. 시간적 여유가 없는 만큼 여권도 조기 대선에 곧바로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지지자가 많은 윤 대통령이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탄핵이 기각·각하될 경우 윤 대통령은 즉시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 이 경우 야권은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을 미뤄온 내각에 대해 줄탄핵에 나서는 등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격렬한 반발이 예상된다. 공직선거법 2심 무죄로 부담을 덜었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재차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이 파면될 경우 일단 대통령 선거일 전까지 한덕수 권한대행 체제가 계속 유지되며, 한 대행은 임시로 국정 운영을 이어가게 된다. 대선은 60일 이내에 치뤄져야하며, 예상 대선 일정은 6월 3일로 관측된다. 대선 결과에 따라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 권한대행 체제가 종료된다. 윤 대통령이 탄핵되면 보수층의 결집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헌재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면서 탄핵 인용 결정을 정치적 공세로 해석, 격한 반발에 나설 가능성이 클 거란 전망이다.
다만 법적으로 두 달 내 대선을 치뤄야 하는 만큼 여당에서도 곧바로 조기 대선 국면에 돌입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조기 대선 국면으로 안 들어갈 수가 없다”며 “국민의힘이 그렇게 맹렬하게 반대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관련 뉴스
국민의힘의 경선 과정에 윤 대통령의 영향력이 작용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탄핵) 인용이 되면 (윤 대통령이) 어떻게든 정치적 힘을 갖기 위해서 개입하려고 할 것이다 강성 지지자가 많은 경우 힘을 얻을 수도 있다”며 “경선하고 본선은 다른 만큼 (여권의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상당히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탄핵소추가 기각 또는 각하되면 윤 대통령은 즉시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 이 경우 민주당을 포함해 야권의 격렬한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정국은 여야 간의 극심한 대립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내각에 대한 줄 탄핵 가능성도 제기된다. 야당은 이날 헌재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기일을 공지하기 직전까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미뤄온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탄핵 추진의사를 밝혀왔다.
신율 교수는 “민주당은 아마 굉장히 격렬히 반발할 것이고 지지자들도 반발하는 상황이 초래 될 것”이라며 “(헌재내 의견이) 엇갈리지 않으면 이렇게 늘어지지 않았을 것인 만큼 윤석열 대통령이 인용될 거라 생각하면 (민주당이) 그렇게 무리를 안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재차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사건의 경우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만큼 부담을 던 상태다. 다만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으로 성남시장 시절 민간업자들에 유리한 사업 구조를 승인해 민간업자들이 7886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기게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신율 교수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더 위험해지고, 반발이 심해져 (내각에 대해) 줄탄핵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