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마니아, '브랜드' 보다 '신선도' 중요

입력 2009-09-1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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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문화 격상과 함께 고품질 커피 니즈 높아져

수년간 외국계 대형 커피전문점의 단골이었던 직장인 이하림(26)씨는 최근 커피 브랜드를 바꿨다. 이씨는 “그 동안 한 브랜드를 선호해 온 것은 처음 접했던 커피 맛에 익숙해졌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며 “익숙함도 좋고 문화도 좋지만, 커피의 맛을 알게 되니 신선한 커피를 제공하는 커피전문점을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커피전문점 업계의 ‘신선한 원두’가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브랜드’가 선택의 기준이던 과거와 달리, 커피 문화의 격상과 함께 고품질의 커피, 즉 신선한 커피를 즐기고자 ‘원두의 신선도’를 따지는 고객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4년간 매장에서 근무해 온 엔제리너스커피 교대점 매니저 안수정씨는 “매장에서 포장 원두를 구입하는 고객 10명중 6명은 제조일자, 유통기한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커피 주문 고객 중에서도 원두의 신선도를 문의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며“커피의 질이 평준화돼 우수한 품질의 커피는 기본이고 사이드메뉴, 인테리어 등이 중요시되고 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커피 본연의 맛을 제공할 수 있는 '신선한 원두'에 대한 수요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러한 고객 니즈에 맞춰 커피전문점 업체들도 국내 로스팅 공장 설립으로 신선한 원두 제공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로스팅된 원두의 신선함이 유지되는 기간은 약 3주 정도로, 이 기간 내 원두를 사용한 커피야 말로 최상의 맛을 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로스팅된 원두를 수입해 올 경우 선박 및 비행기로 운반되어 매장에 공급되기까지 보통 2~3개월 이상 결려 신선도가 떨어지는 반면, 국내 로스팅의 경우 수일 만에 매장 배포가 가능해 고객에게 더욱 신선한 커피 제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로스팅을 실시하고 있는 업체로는 엔제리너스커피를 비롯해 올초 국내 로스팅 공장 설립으로 화제를 모은 던킨도너츠, 할리스 등이 대표적이다.

엔제리너스커피는 지난 10년간 국내 로스팅 원두만을 고집해 왔다. 최상급의 생두 전량을 평택 포승에 위치한 8만4827m3(약 2만5700평) 대형 규모의 배전 공장에서 퓨어로스팅시스템(pure roasting system)에 의해 소량씩 볶아낸 원두를 최단 3일내 점포로 공급, 최상의 신선도를 자랑한다.

퓨어로스팅시스템은 컴퓨터에 의해 시간과 온도를 정확하게 관리해 신선도를 최상으로 끌어 올리는 기술력으로 원두를 공기 중에 가볍게 띄우는 대류열풍방식을 이용해 타거나 덜 익은 부분이 없이 겉과 속의 균일한 로스팅이 가능하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또한 이 업체는 국내 최초로 로스팅 후의 신선도 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로스팅 후 진공 케이블베이를 통해 로스팅에서 포장단계까지 원두를 이송해 100% 산소를 차단, 로스팅 후 원두의 산화를 최소화하고 있다.

던킨도너츠는 올 4월 충북 음성에 1983㎡(약 600평) 규모의 로스팅 공장을 완공했다.

회사에 따르면 이탈리아산 스콜라리 로스터기를 사용해 첨단 자동화 컨트롤 방식으로 온도를 조절, 커피의 풍미를 한결같이 유지한다.

또한, 변질될 위험이 적고 로스팅 시점의 맛과 향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신선한 원두를 7일 내 전국 650개 매장으로 공급한다.

지난 1월에는 할리스가 경기도 용인에 187㎡(약 60평) 규모의 로스팅 공장을 설립했다. 할리스는 이를 통해 기존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OEM)방식에서 오는 한계를 극복하고 품질의 고급화를 이루겠다는 목표다.

이밖에 최근에는 번(bun)으로 유명한 로티보이도 국내 로스팅 센터를 설립해 신선한 원두 제공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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