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은행권의 마지막 대형 프로젝트를 놓고 IT서비스'빅3' 간의 진검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13일 은행권 및 IT업계에 따르면 부산은행이 올해 안으로 SI업체 선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 아래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추진중이다.
부산은행은 지난 8월말 삼성SDS, LG CNS, SK C&C, 티맥스소프트, 한국IBM에 정보제공요청서(RFI)를 보내 이중 한국IBM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업체로부터 RFI를 접수받았다. 이후 오는 10월말에서 11월초 사이에 이들 4개 업체를 대상으로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할 예정이다.
부산은행 IT기획팀 관계자는 “당초엔 RFP를 10월초에 발송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다소 늦춰졌다”며 “늦어도 올 연말안에 SI업체 선정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은행은 내년 초 SI업체와 최종 계약한 후 2월부터 차세대시스템 개발에 착수, 오는 2011년 10월에 시스템을 가동할 예정이다.
구축 규모는 400억+α가 될 전망이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계정계 부문만을 구축하는 대구은행에 비해 데이터웨어하우징(DW) 부문이 추가된다”고 말했다. 대구은행 차세대의 규모는 400억원으로 추정된다.
IT서비스 업체간에는 그야말로 불꽃 튀는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해 농사를 마무리 짓는 시기라는 상징성도 더해진다.
현재 4파전이 유력하지만 티맥스소프트가 대형 은행권 차세대 프로젝트를 단독으로 맡은 경험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3파전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부산은행에 앞서 대구은행과 수협중앙회를 각각 나눠 갖은 삼성SDS와 LG CNS간의 자존심 싸움이 볼만하다.
삼성SDS는 최근 대구은행 차세대시스템을 수주했다는 것이 장점이다.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은 4년전 공동 차세대시스템 개발을 논의한 바 있을 정도로 사업 환경과 시스템 구성 등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
반면 이미 대구은행을 수주한 상태에서 그보다 규모가 더 큰 부산은행을 수주할 경우 개발 인력을 얼마나 원활히 공급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LG CNS는 대구은행의 2배에 달하는 약 1000억원 규모의 수협중앙회를 수주해 다소 느긋한 입장이다. 하지만 금융IT 시장에서 당분간 부산은행 규모만큼의 프로젝트 발주가 사실상 없다는 점에서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SK C&C의 경우 신시장 개척이라는 면에서 깜짝 놀랄만한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SK C&C는 올해 국제회계기준(IFRS) 시스템 구축 시장에서 소기의 성과를 올렸지만 아직까지 은행권 차세대 시장에서는 명함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IT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부산은행이 거의 5년간을 끌어온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업체 선정에 상당히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 프로젝트 수행 경험, 개발인력의 원활한 공급, 발주사를 만족시킬만한 가격 등이 ‘빅3’간 당락을 가를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