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철강과 반도체 모두 미래사업으로 이끌어 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김 회장은 "미국에서는 이미 고로가 사양길에 접어들었고 일본도 낡은 고로의 개조 시점과 맞물려 앞으로는 전기로로 가야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천연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전기로는 그야말로 미래 사업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반도체사업에 대해 "우리는 선진국형 비메모리 사업에도 뛰어 들어 도전하고 있다"며 "다른 곳에서 가능성 없고 힘든 곳에 왜 뛰어 드느냐고 하지만 미국 등 선진국을 보면 (미래사업을 해야 한다는)답이 나온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제철사업과과 반도체 사랑은 이미 오래전 부터 계속돼 왔다.그가 동부제철의 일관제철 사업 진출을 고려한건 이미 지난 1980년 후반.
김준기 회장은 "1980년대 후반 부터 이미 민간부문 최대규모의 냉연강판회사로 성장한 동부제강을 한단계 더 도약 시키기 위해 일관제철 사업 진출을 고려했었다“며 "세계 최초로 '전기로 판재 기술'의 상용화에 성공한 미국 뉴코어 사를 1992년에 직접 방문해 관련 생산 설비와 사업 전망에 대해 면밀히 살피고 온 바 있다"고 말했다.
비메모리 반도체 전문 기업 동부하이텍의 경우, 매년 적자에 허덕이고 있지만 점점 적자폭을 줄여나가고 있고 내년부터 시작되는 경기회복의 수혜를 얻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회장의 비메모리 반도체사업에 대한 사랑도 대단하다. 이같은 김준기 회장의 반도체 사랑은 3500억원이라는 사재 출연을 통한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동부하이텍 반도체 부문 부채를 줄인 것에서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낸드플래시,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기술 수준을 갖고 있지만 세계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비메모리 시장에서는 걸음마 단계.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대량 생산방식이 가능한 반면 비메모리 반도체는 다품종소량이지만 고부가가치형 기술이기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보다 적은 투자로 더욱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이 때문에 선진국형 미래형 사업으로 김준기 회장의 숙원 사업 중 하나 인 것.
김 회장은 "반도체 사업의 경우 과거에 투자한 비용때문에 많은 부채를 갖고 있지만 자력으로 부채를 줄이고 세계에 도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의 두가지 숙원 사업중 '일관제철사업 진출'이란 한 가지는 완성됐다. 이제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 성공이란 하나가 남았다.
'뚝심 경영인'으로 불리는 김준기 회장이 언제쯤 숙원사업이자 미래사업인 이들 사업을 본 궤도에 올려놓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