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매도 공세가 거세게 나타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10년 반도체 업황...호황 지속 대세
전문가들은 2010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를 역사상 최고 호황기였던 지난 2006년보다 더 좋은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요 급증과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제한적인 공급으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지속될 것이란 설명이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에는 올 3분기 D램 시장에서 매출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인 35.5%의 점유율로 1위를 지켰고, 하이닉스도 21.7%로 2위를 유지해 4분기 연속 20%대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합한 국내 D램 업체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57.2%로 사상 최고였던 2분기의 55.8%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무엇보다 높아진 시장지배력, 기술경쟁력 강화로 원가경쟁력 우위 지속 가능 등이 국내 업체들이 경쟁사 대비 업황 개선 수혜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가근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반도체 현물가격이 1주일 전에 3달러(DDR3 기준)로 올해 고점을 찍고 2.9달러로 내려왔지만 2달러만 돼도 국내 업체들은 충분히 수익을 거둘 수 있다”며 “2010년 실적 개선이 확실하다”고 전했다.
한승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공급 감소로 시작된 D램 산업의 회복이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며 “내년에도 D램 산업의 사이클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 매출대비 설비투자비율은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D램 가격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성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업체들의 설비투자 부족으로 제한적 공급이 예상되는 반면 PC를 비롯한 IT 기기의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예상돼 돼 사상 초유의 호황기를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지난 24일 D램익스체인지에서 발표한 11월 하반기 낸드 플래쉬 고정거래가격은 16Gb MLC의 경우 4.8~5.4달러를 기록해 상반기대비 -4%~-1.8% 하락했다”며 “낸드 고정거래가격 하락은 올들어 처음이며, 현물가격이 계속 하락하면서 고정거래가격 보다 낮아진 데드크로스가 발생해 추가적인 고정거래가격 하락을 예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업계 증설과 메모리카드 재고조정에 따른 수요 약화로 12월에는 가격 하락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관매도 강화..주가는 박스권 흐름
전반적으로 전문가들은 2010년 반도체 업황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수급 상황을 살펴보면 반도체관련주들에 대한 기관들의 매도는 시간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까지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11월 들어 50만주 이상을 순매도했다. 17거래일 중 4일만 매수 우위를 보였다. 같은 기간 하이닉스의 경우엔 87만주 이상을 순매도했고, 지난 11월10일부터 11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유진투자증권 곽병열 연구원은 “업황이 나쁘기 때문에 매도를 하고 있다고 보긴 힘들다”며 “환매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수급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또한 원화강세 추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IT 비중을 줄이려는 노력도 일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부증권 이민희 연구원은 “반도체 시장 자체는 성장세를 지속하겠지만 반도체 가격은 하향세를 보일 것이다”고 전했다.
수요도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고, 후발업체들 역시 살아나고 있어서 공급 역시 풍부해 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2010년 3분기 이후부터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돼 반도체업종에 투자 비중을 중립(Neutral)을 유지한다”며 “단기적으론 비중을 줄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최근 기관들의 경우 이미 IT관련주들의 비중을 상당 부문 줄여 놓은 상태라서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 자문사 펀드매니저는 “D램 가격이 최근 조정을 받고 있는데 재상승세로 돌아서기 위해선 시간이 다소 필요해 보인다”며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기관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매수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따라서 반도체 가격 재상승의 확인되는 시점을 포착해야 하고 단기적으로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