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상호저축은행에 대한 부실 우려가 또다시 고개들 들고 있다.
4개 대형 상호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하양조정 됐으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추가 부실 및 수익성 또한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후순위채 등 보완자본이 아닌 유상증자 등 실질적인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이하 한신평)는 6개 대형 저축은행에 대한 정기평가에서 한국·솔로몬·현대스위스·토마토저축은행 등 4개 저축은행의 후순위 금융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낮췄으며 부산과 부산2 등 2개 은행은 현상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한국과 솔로몬은 기존 BB+에서 BB로, 현대스위스·토마토는 BB에서 BB-로 각각 하양 조정됐으며 부산·부산2 저축은행은 각각 BB등급을 유지했다.
한기평 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4개 저축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추는 과정에서 지적됐던 문제점들이 아직까지 지속돼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지난 6월 말 현재 PF를 포함한 건설 및 부동산업 여신 규모 및 비중이 전년 대비 오히려 증가해 건전성 및 수익성에 영향을 미쳐 등급을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솔로몬ㆍ부산ㆍ현대스위스ㆍ토마토 등 5개사(계열사 포함)의 6월 말 현재 실질 연체금액(자율워크아웃ㆍ사후정산방식인 자산관리공사 매각분 포함)은 4조2000억원, 연체율로는 무려 17.5%에 달한다. 전년 대비 연체액은 1조1000억원, 비율은 2.5%포인트나 상승했다.
또한 작년 말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매각된 부실 PF를 감안하면 PF절대규모가 62000억원에서 7조1000억원으로 늘었으며 총여신 중 건설·부동산 관련 비중도 작년 6월말 57.9%에서 1년만에 58.5%로 0.6%포인트 상승했다.
저축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저축은행들의 편중된 여신포트폴리오에 따른 자산건전성 악화가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이처럼 건설·부동산 관련 총여신이 비중이 상승하게 되면 건설·부동산 경기에 따른 위험이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총여신 대비 충당금적립비율도 계속 줄고 있고 부실채권 매각 손실 등으로 수익성도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저축은행은 영업을 확대하고 부실업체 인수를 통해 대형화 전략을 추진했다. 이로 인해 총자산은 크게 증가했지만 이익창출 규모는 감소하는 등 핵심자본 확충은 부진한 모습이다. 레버리지(차입) 확대도 계속됐다.
총여신 대비 충당금적립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자본완충능력은 약화됐다. 5개 저축은행 계열의 연체금액 대비 연결자기자본·대손충당금 합계금액 비율은 2008년 6월 말 101.0%에서 2009년 6월 말 92.1%로 떨어졌다.
수신확보 경쟁으로 고금리 수신은 증가하고 예대마진(대출이자-예금이자)은 축소되면서 전반적으로 수익성은 악화됐다. 부실채권매각 손실과 과거 수익원인 PF의 신규 영업 위축도 영향을 미쳤다.
저축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9월 말 기준으로 대형 저축은행의 PF 부실이 다시 확대되고 있고 일부는 1ㆍ4분기에도 당기순손실을 냈다”며 “유상증자 등 실질적인 자본 확충을 미리 해두지 않으면 내년에는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