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전대미문의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의 성장률이 4%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경제회복과 함께 출구전략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역시 커지면서 일각에서는 더블딥 논란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혼돈의 시대를 맞아 앞으로 6회에 걸쳐 글로벌경제를 조망해본다)
[글 싣는 순서]
(1) 美 주도 회복 기대감 확산
(2) 日 '잃어버린 20년'으로 가나
(3) 中 회복은 무슨..과열 논란
(4) 글로벌 출구전략 시기는 언제
(5) 위기는 끝났다, 글로벌증시 더 오른다
(6) 한국 5%대 성장 가능...하반기 변동성이 걸림돌
글로벌 출구전략 논란이 뜨겁다. 경기회복과 함께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선진국들은 물론 이머징마켓까지 금리인상을 비롯한 출구전략 움직임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려 있다.
금리인상은 글로벌 출구전략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경기회복 조짐이 확산되면서 금융위기 당시 각국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경기부양책의 철수 역시 가시화하고 있다.
금리인상과 관련 주요 선진국은 아직 시장친화적이다. 실제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3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제로 수준의 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방침을 밝혔다.
6일(현지시간) 공개된 3월 FOMC 의사록을 통해 연준 통화정책 위원들은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조기 금리인상 의사가 없음을 보여줬다.
최근 지표들이 소비지출 증가를 반영하고 있지만 고용상황이 여전히 취약한데다 주택가치의 하락과 신용경색 역시 부담이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의 본분이라고 할 수 있는 물가도 아직은 연준 편이다.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2월 전년 대비 1.3% 상승했다. 이는 비공식적인 연준의 물가 목표 2%보다 낮은 것이다.
연준은 적어도 상반기에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의사록을 통해 연준은 '상당기간' 금리를 동결할 것임을 시사했다.
시장이 여기는 '상당기간'은 6개월 정도다.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연방기금금리선물은 연준이 11월 현재 0~0.25%로 제로수준인 연방기금목표금리를 0.5%로 인상할 것을 반영하고 있다.
연준은 지난 2008년 12월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인하한 뒤 고수하고 있다.
연준이 추진하는 출구전략은 유동성 흡수다. 연준은 광의적인 출구전략은 지속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이머징마켓에 주목하고 있다. 리먼브라더스 파산과 함께 전대미문의 금융위기가 시작되면서 글로벌 인플레 우려는 잠잠해졌다.
그러나 이제 글로벌경제의 주요 변수는 이머징마켓 주도의 인플레이션 공포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인플레의 부담을 최전방에서 느끼고 있는 곳은 업계와 소비자들이다. 유럽 운전자들이 휘발유를 사는데 드는 비용은 1년 사이 30% 가까이 급등했다.
유로존의 지난 3월 물가상승률은 1.5%를 기록했다. 이는 2월의 0.9%에 비해 큰 폭 상승한 것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유럽 뿐만이 아니다. 전세계에 걸쳐 물가 급등의 위협이 대두되고 있다.
중국의 2월 물가는 2.7% 치솟았다. 1월 1.5%의 두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중국과 함께 친디아를 구성하고 있는 인도의 물가 상승률은 9.89%에 두자릿수에 육박하고 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미국의 2월 물가 상승률은 연기준으로 0.8% 하락했다. 이는 사상 최저치다.
일본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일본의 근원 물가는 2월 들어 전년 대비 1.1% 하락했다. 사실상 일본은 2001년 이후 최악의 디플레 시대에 빠져 있는 셈이다.
주요 선진국들은 물가 자체도 높지 않지만 인플레 문제는 내부적인 요인이 아니라 원유 등 상품가격 급등과 같은 외부 요인에 따른 것이다. 정책당국자들이 인플레에 대해 크게 염려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이머징마켓. 중국을 비롯해 아르헨티나에 이르기까지 1년 전부터 본격화한 경기회복의 뒤에는 물가급등이라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따라왔다.
브라질의 2월 물가 상승률은 4.8%를 기록했다. 아르헨티나는 9.1%로 브라질의 두배에 달했다.
이에 따라 이머징마켓 주도로 출구전략이 본격화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2분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으며 인도는 지난달 20개월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끌어 올렸다.
뮬리오 포르투갈 국제통화기금(IMF) 이사는 최근 "이머징국가들의 통화정책은 수요 억제에 맞춰져야 할 것"이라면서 "인도와 중국이 경기부양책을 거둬들이고 있는 것은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