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부터 상승세를 거듭하던 수도권 전세시장이 이번 주 들어 상승세가 한 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수요가 감소하면서 전세수요가 움츠러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 강북구, 송파구, 노원구 등 일부 지역에서 하락한 단지가 속속 출현하면서 올 들어 가장 낮은 0.09%의 변동률을 보였다.
신도시를 비롯한 경기, 인천지역 역시 상승세가 다소 주춤해진 모습이지만 직장인 수요가 꾸준한 분당신도시나 시흥시.화성시 등으로는 여전히 세입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23일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4월 셋째 주 전국 전세가 변동률은 0.12%를 기록했다. 서울이 0.09%의 변동률을 기록한 가운데 신도시(0.10%), 경기(0.09%), 인천(0.04%) 등도 각각 오름폭을 줄였다.
서울은 세입자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상승세가 둔화됐다. 지난 주 25개 구가 전부 상승세를 이뤘던 것과는 달리 강북구(-0.31%), 송파구(-0.19%), 노원구(-0.03) 등 일부 지역은 이번주 상승세를 반납했다.
반면 용산구(0.67%)와 중랑구(0.40%), 광진구(0.38%) 등의 지역은 전세물량 부족으로 인한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강북구는 전세집을 찾는 수요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세입자를 찾지 못한 전셋집이 하나둘씩 쌓여가고 있지만 찾는 사람이 없어 거래도 뜸한 상태다. 서울 번동 두산위브 112㎡(34평형)가 현재 1억 9000만 원 선으로 지난 주에 비해 1000만 원 가량 떨어졌고, 우이동 대우 79㎡(24평형)도 지난 주에 비해 1000만 원 하락해 1억 3250만 원 선에 전셋집이 나왔다.
송파구는 지난 주까지만 해도 직장인 수요가 몰려들면서 문전성시를 이뤘으나 이주 들어 수요가 급감하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잠실동 주공5단지 116㎡(35평형)가 1000만 원 가량 하락하면서 현재 2억 3500만 원 선에 전셋집이 나왔고 석촌동 잠실한솔 109㎡(33평형)도 3억 500만 원 선에 시세가 조정됐다.
잠실동 중앙공인 대표는 "재건축이 예정된 주공5단지의 경우 노후화된 시설 때문에 세입자들의 선호도가 떨어진다"며 "그나마 저렴한 전셋집을 찾는 수요가 꽤 있었지만 그마저도 찾아보기 힘들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노원구 일대 중개업소는 개점휴업 상태다. 매매에 더불어 전세수요까지 급감하면서 거래소강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값도 하락세를 보여 상계동 노원현대 119㎡(36평형) 한 주간 1500만 원이 떨어진 1억 7500만 원선에 세입자를 찾고 있고, 중계동 신일 112㎡(1억 7000만→1억 6500만 원), 무지개아파트 59㎡(8500만→8250만 원) 등도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한편 용산구와 중랑구 등 도심업무지역 주변으로는 직장인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전세가 상승세가 지속됐다. 특히 중소형 전셋집을 찾는 젊은 세입자들이 주 수요층을 이뤘다. 용산구 한남동 금호리첸시아 46㎡(14평형)는 한 주 사이 1000만 원 가량 상승하면서 현재 1억 5000만 원 선이고 갈현동 건영 83㎡(22평형)도 2억 1750만 원 선으로 지난 주에 비해 1500만 원 가량 오름세를 보였다. 이촌동 한가람건영2차 109㎡(33평형) 역시 이 주 들어 500만 원 오른 3억 5500만 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중랑구 중화동 한신2차 83㎡(1억 4000만→1억 5500만 원), 묵동 우성 50㎡(6250만→ 6750만 원), 현대아이파크 112㎡(1억 9750만→2억 원) 등도 상승세를 이뤘다.
신도시는 큰 변동없이 조용한 한 주를 보냈다. 분당이 0.30%의 상승세를 보였을 뿐 일산(0.03%), 산본(0%), 중동(0%) 등은 변동이 없거나 미미했고 평촌(-0.11%)은 마이너스 변동률을 나타냈다.
분당은 NHN의 사옥이전과 기업들의 판교테크노밸리 입주로 인해 많은 수요자들이 몰렸다.특히 66㎡(20평형)대 전셋집을 찾는 젊은 직장인들의 발길로 분주한 모습이다. 야탑동 79㎡(24평형)가 한 주 사이 2000만 원 오르면서 1억 5000만 원에 거래되고 있고 장미코오롱 76㎡(23평형)도 1000만 원 상승한 1억 2750만 원 선에 임차계약을 맺었다. 금곡동 청솔공무원 92㎡(1억 6000만→1억 7000만 원), 구미동 까치신원 102㎡(2억 1500만→2억 2500만 뭔) 등도 각각 오름세를 보였다.
야탑동 제일부동산 대표는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회사 이전으로 인한 직장인 전세수요가 꾸준하다"며 "기존 세입자들이 대부분 재계약을 한 상태라 전셋집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평촌은 급격히 줄어든 전세수요에 2달 만에 상승세를 내려놨다. 아직 전세물량이 풍부한 상황은 아니지만 수요자 역시 뜸해져 거래가 부진한 상태다. 평촌동 초원성원 106㎡(32평형)가 현재 2억 1000만 원 선으로 지난 주에 비해 500만 원 가량 하락했고, 향촌현대4차 106㎡(32평형) 또한 500만 원 떨어져 2억 4500만 원 선에 세입자를 맞았다. 호계동 샘대우 109㎡(33평형) 역시 한 주 사이 500만 원 하락해 1억 8000만 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경기도는 0.09%의 오름폭을 보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주에 이어 시흥시(0.56%), 화성시(0.29%), 오산시(0.24%) 등 경기 외곽의 도시들이 상승세를 견인했다.
시흥시는 경인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 이용이 편리한 은행동 일대와 반월.시화공단 주변 아파트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은행동 대우푸르지오 89㎡(27평형)가 현재 1억 4000만 원으로 지난 주에 비해 1000만 원 가량 상승세를 보였고 성원 86㎡(26평형)도 9750만 원으로 500만 원 가량 소폭 올랐다. 정왕동 주공2단지 102㎡(9250만→1억 원), 대림4단지 99㎡(1억 250만→1억 750만 원) 등에서도 전세가가 오름세를 보였다.
은행동 은행공인 대표는 "이 일대는 전세값이 저렴한데다 교통여건이 뛰어나 서울 및 인천 출퇴근자들도 많이 찾아온다"며 "찾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전세물량이 달리는 상태"라고 전했다.
화성시와 오산시에서도 전세값이 저렴한 안녕동, 송산동, 원동 일대를 중심으로 전세가 상승이 이뤄졌다. 특히 이들 지역은 1억 원 미만으로 99㎡(30평형)대 전세집 장만이 가능해 젊른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화성시 안녕동 신한미지엔 112㎡(34평형)가 현재 9000만 원에 거래돼 지난주에 비해 1500만 원이 상승했고, 송산동 한승미메이드 109㎡(33평형)도 500만 원 올라 9250만 원에 임차계약을 맺었다.
오산시 원동 청구1차 109㎡(33평형)은 지난 주에 비해 1500만 원 오른 1억 원에 거래되고 있고 태영 79㎡(24평형)도 한 주간 500만 원 가량 상승해 7750만 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한주 102㎡(6500만→6750만 원), 대원 79㎡(7000만→7250만 원) 등도 오름세를 도왔다.
이밖에 광명시(0.38%), 부천시(0.20%), 과천시(0.13%) 등도 전세가 상승장에 합류했다.
인천에서는 남구(1%)와 남동구(0.16%)가 지난 주에 비해 오름폭을 키운 가운데 계양구(0.05%), 부평구(0.03%), 연수구(0.02%), 서구(0.01%) 등은 상승세가 수그러들었다. 중구과 강화군은 변동이 없었고 동구(-0.41%)는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남구에서는 역세권, 고속도로 진출입로 등 교통이 편리한 단지들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지하철 1호선 간석역 역세권 단지인 주안동 월드스테이트 89㎡(27평형)가 지난 주에 비해 1500만 원 오른 1억 3500만 원 선에 전셋집이 나왔고 116㎡(35평형)도 현재 1억 5000만 원으로 한 주간 1000만 원 가량 상승했다. 경인고속도로 문학IC에 인접한 한신휴플러스 56㎡(17평형) 또한 6500만 원 선으로 한 주간 500만 원의 상승세를 보였고, 102㎡(31평형)도 750만 원 가량 올라 1억 2000만 원 선이다.
주안동 벽산공인 대표는 "이 일대는 편리한 교통여건 때문에 20.30대 수요자들이 끊이지 않는 곳"이라며 "집주인과 세입자가 희망하는 전세값이 차이를 보이면서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