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인터내셔널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오는 7일로 다가온 가운데 롯데그룹과 포스코 모두 경쟁 업체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보안에 만전을 기하는 등 눈치 싸움이 한창이다.
무엇보다 시장의 관심은 인수가격. 업계에서는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가격을 연초 예상보다 크게 오른 3조5000억~4조원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금성 자산이 풍부한 두 업체가 인수 의지를 불태우고 있고 양사 모두 대우인터내셔널 주식 68.15%(6668만1135주) 전량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 가격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각 컨소시엄이 앞으로 매각 주간사인 메릴린치증권과 삼정KPM에 최종 입찰제한서를 제출하면 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전망이다. 이후 7월께 매각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일찌감치 인수 의사를 밝히고 현금과 시너지면에서 강점이 있는 포스코가 좀 더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평가다.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 본입찰에 앞서 이사회의 정식 동의를 얻은 만큼 인수와 관련해 충분한 검토를 거친데다 풍부한 현금과 시너지 효과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말 포스코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6조원 가량으로 롯데그룹에 비해 크게 앞선다. 더욱이 베팅에 있어서도 전문 경영인 체제인 만큼 더 과감하게 나올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는 오너경영 체제이고 포스코는 전문경영인 체제이기 때문에 배팅에 있어서는 포스코가 더 과감하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헛돈 들여서 인수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한 적정가격 분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향후 시너지에서도 앞서 있다고 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해외 원료조달 및 제품수출 업무뿐 아니라 포스코가 향후 육성할 자원개발, 각종 해외 투자사업 등을 감안하면 소비재와 유통 중심인 롯데보다는 시너지가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그룹도 글로벌사업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신동빈 부회장이 직접 진두지위에 나서는 등 그룹내 인수의지가 커 최종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이달 초 신격호그룹 회장과 장남 신동주 일본 롯데그룹 부회장,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등이 모여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관련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의견이다.
롯데그룹의 인수주체인 호남석유화학의 정범식 사장도 "롯데그룹의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의지가 강하다"며 이번 인수전에 상당한 공을 들였음을 내비쳤다.
아울러 인수금융단 구성도 마무리해 자금부문에서도 포스포보다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롯데그룹은 산업은행·국민은행·하나은행으로부터 인수금융을 지원한다는 투자확약서(LOC)를 받았으며 총 2조원 가량을 대출받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롯데그룹이 자체 자금 2조원 내외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인수금액에서도 포스코에 크게 밀리지 않는 상황이다.
또 시너지부문에서도 롯데는 호남석유화학을 중심으로 장차 자원개발·정유·화학의 글로벌 일관사업체제 구축을 꿈꾸고 있어 해외사업 개발역량을 갖춘 대우인터내셔널이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롯데는 M&A 과정을 이끌어나가는 전략과 경험면에서 포스코를 충분히 압도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대우인터내셔널의 주요 자산인 교보생명 지분 24%도 그룹의 금융사업과 맞물려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생각보다 오랜 기간 충실히 준비하면서 인수 의지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인터내셔널의 시가총액은 3일 종가 기준 매각대상 지분 전량의 가치는 약 2조3936억원으로 이다. 시장의 예측대로 두 기업이 3조5000억에서 4조원을 베팅할 경우 경영권 확보에 대한 대가로 1조~1조5000억원 가량을 지불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