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한나라당 오세훈 현 시장과 민주당 한명숙 전 총리간에 본격 경쟁체제에 돌입했다.
한 전 총리가 6일 오후 당내 여론조사 경선에서 최종 후보로 낙점될 것이 확실시 되면서 지난 3일 한나라당 경선에서 나경원 의원을 누르고 재선 도전장을 거머쥔 오 시장간에 양자구도가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간의 경쟁은 단순한 남녀 성대결을 넘어 현직 시장 대 총리 출신, 보수와 진보, 현 정권과 전 정권 등 다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가 전체 지방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만큼 상징성이 크고 그 결과에 따라 국정운영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것도 이런 복잡다단한 구도에 따른 것이다.
오 시장은 준비된 시장, 깨끗함, 젊음과 미래 등을 집중적으로 강조하며 한 전 총리와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년간의 시정 경험에 바탕을 둔 풍부한 콘텐츠, 부정ㆍ부패와 거리가 먼 청렴함, 미래를 준비하는 40대 기수임을 조목조목 설명하면서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한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4년간의 시정경험이 가장 강점이고 깨끗한 도덕성과 미래비전이 대비된다고 생각한다"며 "한 전 총리는 수사받으랴, 재판받으랴 마음을 많이 뺏기면서 깊이 고민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었을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토론과 정책 발표 등을 통해 상당한 대비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반면 한 전 총리는 현 정권과 오세훈 시정 4년 심판론을 묶어 공세를 취하며 '노풍' 확산을 시도한다는 전략이다.
또 두 번의 장관 및 국무총리 경험과 교육ㆍ복지ㆍ일자리 분야의 차별화된 정책에 기반한 '사람중심 서울특별시' 공약을 부각시켜 오 시장의 개발ㆍ전시행정을 문제 삼을 방침이다.
한 전 총리측 임종석 대변인은 "디자인 서울, 한강 르네상스 정책이 대표적 개발ㆍ전시홍보 행정인데 이제 와 갑자기 복지ㆍ일자리를 강조한다고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겠느냐"며 "오 시장이 명색이 변호사인데 한 전 총리의 재판 결과를 두고 도덕성 시비를 거는 것은 나쁜 변호사다. 판결문을 꼼꼼히 읽어보길 충고한다"고 전했다.
그동안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오 시장의 지지율이 한 전 총리에 비해 10~15% 포인트 가량 앞선 것으로 나왔지만 일부 조사에선 지지율 격차가 오차 범위 내로 좁혀진 것도 있어 결과를 단언하기는 힘든 형국이다.
특히 최근 천안함 침몰사건과 세종시 수정안, 4대강 사업 등 각종 쟁점 현안이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한 전 총리가 민주당 후보로 최종 승리한다면 오 시장과 한 전 총리는 관훈클럽 주최로 7일 오전 시내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첫 공식 격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