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가 최근 외국인투자자의 집중적인 순매도로 인해 지난 4월6일 장중 고점을 기록한 이후 17.86% 급락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DRAM의 호황 사이클 도래에 따른 기업가치 재평가와 스마트폰, 태블릿 PC, 3D TV 등 IT제품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을 것으로 조언했다.
하이닉스는 18일 현재 전일대비 3.59%(900원) 떨어진 2만415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까지 사흘 동안 10.06% 하락했으며 5월 들어서만 14.97% 떨어졌다.
시간을 좀 더 거슬러 2만9400원으로 장중 고점을 찍었던 4월6일과 비교하면 한달이 약간 넘는 기간에 17.86% 급락해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율인 -4.80%를 크게 상회했다.
같은 전기전자 업종에 속하면서 하이닉스와 같은 날 장중 고점을 찍었던 삼성전자(-9.49%)와 비교해봐도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다.
하이닉스의 주가 급락세는 외국인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3일부터 18일까지 11거래일 연속 하이닉스를 순매도하며 1986만여주를 팔아치웠다.
또한 공교롭게도 주가가 고점을 기록했던 4월6일 전일에 외국인비중은 28.58%로 올 들어 가장 높았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18일 현재 23.69%까지 줄어들었다. 이는 연초 외인 비중인 24.93%를 하회한 수준이다.
연일 계속되고 있는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세 배경으로는 최근 DRAM 현물가격의 약보합세와 실적발표 이후 특별한 모멘텀 없다는 점, 다른 섹터에 대한 단기 매력도 부상, 국내 증시자금유입의 제한적 특성상 단기 포트폴리오 수익률제고 부담 등으로 하이닉스 주식에 대한 신규 매수세가 주춤한 것 등이 꼽히고 있다.
이외에도 시장 예상을 상회한 삼성전자의 대규모 설비투자 증설에 따른 반도체 업계의 과잉공급 우려와 최근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한 해외 전환사채(CB)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이 하이닉스를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로 삼기를 조언했다. 빅 사이클에 진입한 DRAM의 호황이 지속되고 스마트폰 수요 확대에 이어 아이패드 등 태블릿 PC라는 새로운 모바일컴퓨팅 디바이스가 확산될 전망이어서 NAND 마저 수급이 빠듯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소비확대 싸이클과 기업 PC 교체싸이클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최근 경쟁사의 설비투자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채널 재고도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채널재고조정으로 메모리 현물가격이 5월까지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보여 당분간 주가 조정국면이 더 이어지겠으나 신학기 특수가 시작되는 6월 중순 이후 주가 재상승이 기대되며, 최근 주가조정을 매수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도 "하이닉스는 DRAM 시장 빅 사이클 도래에 따른 최대 수혜주로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하반기에는 후발 DRAM 업체들과의 격차를 더욱 확대하는 동시에 DRAM 가격의 점진적인 하락 시에도 40% 이상의 EBITDA 마진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 연구원은 "하이닉스의 P/B가 현재 2.0배 수준이나 올해 ROE가 무려 50%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하이닉스에 대한 재평가는 아직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이에 하반기 DRAM 가격이 예상보다 견조하다는 점이 확인되는 시점에서 2차 랠리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