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미 증시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추가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發 재정 위기의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기술적으로도 매물 부담이 상당히 많이 쌓여있어 추가 상승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는 피치사의 스페인 신용등급 강등에 따라 재차 유럽發 재정위기 가능성이 우려됐음에도 이전 악재에 대한 내성과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면서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유럽發 재정위기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부동산경기 과열에 따른 추가적인 긴축가능성, 글로벌 경기 모멘텀 둔화 등으로 인해 향후 국내 증시의 추가 반등을 속단하긴 힘든 상황이다.
특히 IT, 자동차 등 주도업종들의 이익개선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경기선행지수를 볼 때 향후 국내 실물경기 회복세 둔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외국인의 추세적 매수 전환 여부를 현시점에서 단정하기 이르지만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과 6월 중 MSCI 선진지수 편입 이벤트를 고려할 때 매도 강도는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국내증시 2분기 실적 전망치는 꾸준히 상향 조정되고 있는데 향후 경기둔화를 감안해 이익전망치 10% 하향 조정을 가정하더라도 코스피지수 1600선 이하는 PER 9배 중반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 2000년 이후 평균 PER 9배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으로 충분히 저가매수가 정당화되는 구간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선 코스피 지수 200일선(1646선 전후)이 위치한 1645 ~ 1650은 최근 단기 낙폭의 50% 되돌림 수준으로 이미 1차 반등 목표치에 도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단 이 지수대에는 주요 저항대와 이동평균선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숨에 돌파하기보단 등락을 거듭하며 일정한 물량소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한양증권 임동락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의 저평가 매력에도 불구하고 기간 조정에 무게를 둬야한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유럽發 재정위기나 지정학적 리스크 같은 대내외 불안 요인의 영향권에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물론 그 위력이 충격 초기보다 약화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진행 과정에 따라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부국증권 엄태웅 연구원은 “유럽發 불확실성이 지속, 글로벌 경기 모멘텀 둔화 우려 등에 따라 국내 증시는 전고점에 다다를 정도의 강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다만,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글로벌 증시에 이미 선반영된 측면이 큰 만큼 앞으로의 증시 흐름은 가격 조정보다는 기간 조정 형태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엄 연구원은 “당분간은 지수보단 종목별 대응이 필요하다”며 “그 중 2분기 역시 이익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기존 주도주(IT, 자동차)에 대한 분할 매수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