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에 커버드본드(Covered bonds)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발 서브프라임(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와 금융위기 이후 금융권의 자본확충 수단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올해 들어 은행권이 발행한 커버드본드 규모는 2100억달러에 달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조사기관 딜로직에 따르면 이는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상반기의 2040억달러를 넘어서는 최고 기록이다.
커버드본드가 금융권에서 차지하는 자금조달 비중도 높아졌으며 이는 시장변동성 확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커버드본드의 인기가 높은 것은 일반적인 자본조달 방식에 비해 안전하기 때문이다. 커버드본드의 대상이 되는 자산은 다른 자산과 분리해 감독당국에 등록돼 관리된다.
또 대출자산을 특수목적회사에 양도하더라도 회계적으로는 발행회사가 소유한 것으로 인정된다.
이번달에만 커버드본드 발행은 다른 장기 조달수단의 120%에 달했다.
이번달 종료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매수 프로그램 역시 커버드본드 발행 증가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ECB는 지난해부터 734억달러 규모의 커버드본드 매수에 나섰다.
시장 자체적으로 매수가 늘면서 중앙은행의 지원이 없어도 커버드본드시장의 활황은 이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하반기에는 커버드본드 발행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자본조달 수단을 다각화하려는 금융기관들이 커버드본드 발행을 예정하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UBS의 아민 피터 커버드본드 담당 책임자는 "현재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금융기관은 예정된 발행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상반기 유럽은행 중에서는 RBS가 처음으로 커버드본드를 발행했다. 국가별로는 한국 금융권이 하반기 커버드본드시장에 추가로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며 뉴질랜드의 뱅크오브뉴질랜드는 커버드본드 발행을 위해 이미 신용등급을 평가받았다.
<용어설명>
커버드본드: 주택담보대출 채권 등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담보부채권. 은행권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며 담보자산에서 우선적으로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다. 모기지 등을 담보로 발행돼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유사하지만 안정성이 높다는 사실이 장점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