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일본이 중국시장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2대 도시인 오사카 부는 중국 상하이에 사무소를 설치해 20년 넘게 소규모 부품 메이커의 중국 진출을 지원해왔다.
일본의 생산설비는 고비용 구조여서 경비가 적게 드는 중국으로 사업을 이전해 비용을 절감시키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하이 사무소의 역할이 바뀌었다.
일본의 내수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중국 고객과 접촉하려는 중견ㆍ중소기업의 지원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다나카 가쓰아키 오사카 부 상하이 사무소 소장은 “중국은 예전에는 세계의 공장으로 불렸지만 지금 세계의 시장이 됐다”며 “업종을 불문하고 모든 일본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활동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FT는 오사카 상하이 사무소의 역할 변화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 있는 국가들의 경제적 관계가 역사적으로 확대ㆍ심화됐음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가장 신중하던 일본 기업들까지 판매에 관해 중국 시장이 지닌 잠재력의 규모를 통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긴축정책을 통해 세계적 경기침체의 영향을 일축하면서 그 강력함이 한층 부각됐다고 FT는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의 제조 기술이 고도화하고 일본의 투자 사업이 성숙하면서 연쇄적 생산 및 공급과정인 서플라이 체인(supply-chain)에서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한층 긴밀해지고 있다.
일본무역진흥기구 상하이센터의 오니시 야스오 소장은 “예전에는 부품과 중간 제품이 중국으로 옮겨져 최종 제품이 일본으로 수출되는 구조였지만 지금은 양 방향으로 공업제품이 왕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만큼 중국의 기술력이 일본의 수준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장했음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중국 경제는 올해 달러화 기준으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인당 국민소득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도시지역 소비자들은 값비싼 제품과 서비스 구입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이 때문에 외식ㆍ리조트 산업에서부터 제약, 사케(일본술) 양조까지 광범위한 사업에 공을 들여온 일본 기업들이 중국의 경제 성장에 묻어가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의존도를 높이는 한 일본 기업들의 운신의 폭은 넓지 않다.
일본에서 중국에 진출한 기업은 사업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일본무역진흥회에 따르면 현지에서 실제로 이익을 내는 기업의 비율은 지난 50년간 계속 감소해 2009년에는 50%를 겨우 웃도는 수준이었다.
또 최근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이 급증하는 것도 일본 기업에는 치명적이다. 여기다 중국 정부가 합작 상대 기업과 기밀을 공유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기술면의 우위성을 빼앗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나마 일본 기업들은 중국의 풍부한 자금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나카 소장은 “중국 기업들은 풍부한 자금력으로 일본 기업에 기회를 가져다 주고 있다”며 중국 기업이 일본에 투자하도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